모든 집은 지붕이 있어야 하는가?
나는 자주 정원을 지붕 없는 방이라고 부른다.
이때 내가 말하는 지붕은 하늘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지붕>이라는 책에서 살펴보게 된다.
하늘을 지붕으로 삼고 있는 정원과는 다르게 내가 잠을 자야 하는 곳이라면 비와 눈, 뜨거운 햇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무엇인가 필요하다면 현실적이고 물리적인 지붕이 필요할 것이다.
집은 우리들에게 안정성을 준다.
심리적인 편안함은 무엇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 집에서 지붕이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 읽고 있는 <지붕>에서 몇 구절을 찾아본다.
˝지붕이 평평하다면 이는 하늘과 땅이 합쳐졌음을 의미한다. 평평한 지붕은 둥근 지붕을 기다린다.
정육면체 가옥으로 상징되는 땅과 둥근 지붕으로 상징되는 하늘과의 결합이다.˝
˝경사지붕이 갖는 상징성은 땅과 하늘을 연결하면서 높은 곳을 가리키는 축이다.˝
˝기술문명의 보급으로 세계에 대한 마법의 사슬이 풀리고 믿음의 세계가 상대적으로 약화되면서 건축형태와 관념적 해석 사이의 암묵적 동조가 파기되고 있다. ˝
지붕은 하나의 건축물을 완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미적 요소로 작용한다.
난 가끔 이런 말로 건축주들에게 안내를 한다.
˝창은 눈과 같고, 지붕은 우리들 머리 스타일과 비슷해요˝
지붕은 우리들이 하늘과 연결되었다는 형태로서의 상징과 함께 심리적인 안식처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 읽은 구절에서 새로운 팁을 얻게 된다.
˝지붕은 우리들 머리와 같은 스타일을 넘어서 안식과 평안,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라고
그래도 건축을 업으로 삼고 있는 나는 지붕 디자인을 두고 늘 고민에 빠진다.
강변이 바라보이는 대지에서 떠오르는 지붕의 이미지와 산아래 지어질 지붕의 모양은 다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집에서 지붕은 하늘과 연결하는 장소이자 우리들을 평온하게 보호하는 장치다.
(2019년 10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