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빵굽는 건축가 Nov 01. 2021

모든 집에 지붕이 있어야 하는가?

모든 집은 지붕이 있어야 하는가?

나는 자주 정원을 지붕 없는 방이라고 부른다.

이때 내가 말하는 지붕은 하늘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지붕>이라는 책에서 살펴보게 된다.

하늘을 지붕으로 삼고 있는 정원과는 다르게 내가 잠을 자야 하는 곳이라면 비와 눈, 뜨거운 햇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무엇인가 필요하다면 현실적이고 물리적인 지붕이 필요할 것이다.


집은 우리들에게 안정성을 준다.

심리적인 편안함은 무엇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 집에서 지붕이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 읽고 있는 <지붕>에서 몇 구절을 찾아본다.

˝지붕이 평평하다면 이는 하늘과 땅이 합쳐졌음을 의미한다. 평평한 지붕은 둥근 지붕을 기다린다.

정육면체 가옥으로 상징되는 땅과 둥근 지붕으로 상징되는 하늘과의 결합이다.˝

˝경사지붕이 갖는 상징성은 땅과 하늘을 연결하면서 높은 곳을 가리키는 축이다.˝

˝기술문명의 보급으로 세계에 대한 마법의 사슬이 풀리고 믿음의 세계가 상대적으로 약화되면서 건축형태와 관념적 해석 사이의 암묵적 동조가 파기되고 있다. ˝


지붕은 하나의 건축물을 완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미적 요소로 작용한다.

난 가끔 이런 말로 건축주들에게 안내를 한다.

˝창은 눈과 같고, 지붕은 우리들 머리 스타일과 비슷해요˝


지붕은 우리들이 하늘과 연결되었다는 형태로서의 상징과 함께 심리적인 안식처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 읽은 구절에서 새로운 팁을 얻게 된다.

˝지붕은 우리들 머리와 같은 스타일을 넘어서 안식과 평안,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라고

그래도 건축을 업으로 삼고 있는 나는 지붕 디자인을 두고 늘 고민에 빠진다.


강변이 바라보이는 대지에서 떠오르는 지붕의 이미지와 산아래 지어질 지붕의 모양은 다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집에서 지붕은 하늘과 연결하는 장소이자 우리들을 평온하게 보호하는 장치다.

(2019년 10월 8일) 




매거진의 이전글 한밤 중 나의 정원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