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안정보다는 불안
좋은 대학을 나와 영어도 잘하고 미모도 우월한 젊은이가 왜 본격적인 취업에 나서지 않고 알바인생으로 자신의 삶을 한정 지으려 하는가. 이것이 요가 부부가 젊은이에게 했던 문제제기였다. 사실은 맞는 지적이고 우리 시대가 해결해야 할 절박한 사안인지도 모른다.
취직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젊은이가 있고 취직을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한 젊은이도 있다. 나도 후자에 해당하는 젊은이와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다. 그는 정식으로 입사를 한다는 것은 타인의 규칙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것은 무릎 꿇기이고 굴종의 강요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누군가의 우산 속으로 들어가면 안정된 생활이 보장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는 그러한 안정보다는 불안을 선택하는 거라고 강조했다.
불안하면 안 되나요?
젊은이들이 이렇게까지 말하는 것을 직접 듣고 있는 기분은 뭐라고 형용하기 어렵다. 매 순간 ‘나’가 주체가 되어 나 스스로 나의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져야 하는 삶은 불안을 근간으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들리는 비명에는 생계에 대한 지나친 엄살, 과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생활수준을 이러저러한 위치에 놓고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마치 독립군의 독립운동처럼 묘사하거나 세상이라도 구원하고 있다는 식으로 치장하는 것을 너무 많이 본다. 하지만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이러저러한 생활수준의 내용이란 게 결국 좋은 집에서 좋은 차 타고 떵떵거리며 사는 것이고 자식들을 강남에 있는 학교에 보내고 강남에 있는 학원에 보내기 위해 소란을 피우는 몸부림 정도이다. 그것을 계속하기 위해 나 같이 월수입이 백만 원이 될까 말까 한 가난한 작가에게 비장한 표정으로 월 20만 원이 넘는 보험을 들라며 푸시하는 경우가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거기에 비해 이 모든 것을 하지 않기로 선택한 젊은이들이 내 눈에는 그다지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까지 기성세대가 살아온 삶의 패턴을 허물고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고 시작하려는 용기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