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일상, 나만의 브랜딩 25
요즘 누군가에게 “그 브랜드 어때?”라고 묻기보다 “그 공간 가봤어?”라고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브랜드를 말할 때 ‘공간’이라는 단어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죠. 단순히 물건을 파는 장소가 아니라, 브랜드의 태도와 세계관이 구현되는 감각적 경험의 무대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서울 한남동에서 열리고 있는 ‘츠타야 CCC 아트랩’ 팝업스토어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브랜드 경험’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삶과 커뮤니케이션, 나아가 퍼스널 브랜딩에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츠타야는 단순한 서점 브랜드가 아닙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책, 음악, 예술, 커피, 심지어 필라테스까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들이 파는 건 책이 아니라, ‘머무름의 시간’이며, ‘취향의 발견’입니다.
이번 한남동 팝업은 세 가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예술적인 공간 ‘아트의 정원’, 감각적인 아이템이 가득한 ‘큐레이션 숍’, 그리고 커피와 책이 공존하는 ‘작은 책방’이 그것이죠. 이 구성은 단순한 판매 목적을 넘어, 고객이 브랜드 속에서 ‘자신의 삶을 다시 조명할 수 있는 기회’를 설계한 셈입니다.
이처럼 브랜드는 더 이상 제품이나 가격 경쟁력만으로 어필하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통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취향을 경험하며,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지를 중요한 척도로 삼는 시대입니다. 츠타야는 그 흐름을 읽고, ‘책장을 넘어서 삶의 방식으로’ 브랜드를 설계합니다.
이제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당신은 어떤 경험을 주는 사람인가요?”
퍼스널 브랜딩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하나의 브랜드처럼 다루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그동안의 퍼스널 브랜딩이 주로 ‘어떻게 보이느냐’, ‘어떻게 말하느냐’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어떤 경험을 주느냐’, ‘어떤 공간을 만들 수 있느냐’에 주목해야 합니다.
누군가와의 대화, 함께한 프로젝트, 혹은 당신이 SNS에 올린 한 장의 사진까지도 모두 당신이 설계한 ‘경험 공간’입니다. 그것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당신이라는 브랜드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어떻게 자리 잡는지를 결정짓는 요소입니다. 츠타야가 물건을 팔지 않고 취향을 판 것처럼, 당신 역시 단순한 스펙이 아닌, 태도와 취향, 감각으로 기억될 수 있어야 합니다.
브랜드 경험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기능보다 감정을 소비합니다. 정보를 넘어서 ‘느낌’을 기억하죠. 츠타야는 서점이지만 베스트셀러 코너를 없앴습니다. 대신 음악과 예술, 책과 커피를 연결해 ‘느낌의 큐레이션’을 제공합니다. 이처럼 현대의 커뮤니케이션은 콘텐츠 중심이 아닌, 콘셉트 중심, 즉 의미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나를 알릴 때, 단순히 이력서나 포트폴리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어떤 감정을 공유하는 사람인지, 어떤 공간을 함께 만들 수 있는 사람인지가 더욱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말’이 아닌 ‘경험’으로 전달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단순히 좋은 브랜드를 ‘소비’하는 시대가 아니라, 스스로를 브랜드처럼 ‘설계’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그렇다면 다음의 질문을 던져보세요.
나와의 대화는 어떤 인상을 남기는가?
내가 만든 공간(SNS, 포트폴리오, 대화 자리)은 상대에게 어떤 감정을 주는가?
나라는 사람과 함께한 경험은 얼마나 기억될 수 있는가?
츠타야의 팝업스토어가 그랬던 것처럼, 브랜드는 ‘기억될 만한 경험’을 만드는 능력입니다. 당신의 커뮤니케이션이 단지 메시지 전달이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연습해보세요. 그것이야말로 진짜 퍼스널 브랜딩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