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일상, 나만의 브랜딩 41
“오늘의 컨셉은 뭘까?”
친구와 만날 옷을 고르며,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찍으며, 새로운 카페를 방문하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 말을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 컨셉이 뭐냐고 묻는다면 어떨까요?
“당신의 컨셉은 뭐예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잠시 멈칫할 겁니다. 일상에서는 가볍게 쓰던 단어가, 막상 그 의미를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되면 말문이 막히죠. 왜일까요? 아마도 우리는 컨셉을 단순히 분위기나 스타일 정도로만 생각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호소다 다카히로는 『컨셉 수업』에서 이렇게 정의합니다.
“컨셉은 전체를 관통하는 새로운 관점이다.”
이 말은 컨셉이 단순한 미사여구가 아니라 브랜드와 사람을 꿰뚫는 본질적 언어라는 뜻입니다.
컨셉을 이해하기 좋은 비유는 ‘렌즈’입니다. 같은 풍경도 어떤 렌즈를 끼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컨셉은 나를 바라보는 관점을 결정짓는 렌즈입니다.
『컨셉 수업』에서 자주 인용되는 사례가 바로 스타벅스입니다. 똑같이 커피를 파는 곳인데, 왜 스타벅스는 특별할까요? 이유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스타벅스의 핵심은 바로 ‘제3의 공간(Third Place)’이라는 컨셉에 있기 때문입니다.
집(First Place)도 아니고 직장(Second Place)도 아닌, 나만의 또 다른 공간. 이 컨셉 하나가 매장 인테리어, 직원 교육, 메뉴 구성, 심지어 음악 선곡까지 모든 것을 관통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타벅스에서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니라,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또 다른 사례는 샤넬입니다. 샤넬의 옷이 100년이 지나도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디자인이 세련돼서가 아닙니다. 핵심은 ‘여성의 자유’라는 컨셉입니다. 코르셋에서 여성을 해방시키고, 활동적이면서도 우아한 옷을 제안했던 샤넬의 철학은 단순한 패션을 넘어 삶의 태도를 제시했습니다. 샤넬을 입는 순간 사람들은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고 당당한 나’를 경험합니다.
이처럼 컨셉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존재를 지지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호소다는 좋은 컨셉이 종종 모순 구조에서 태어난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를 “A이지만 B”라는 형태로 설명합니다.
『컨셉 수업』에는 이탈리아 카페 문화가 예시로 등장합니다. 카페는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곳’이지만 동시에 ‘일상적 대화와 사교가 이루어지는 장’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삶의 장’이라는 관점이 바로 컨셉이 되는 것이죠.
이 구조는 개인에게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나는 조용하지만, 상대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데 강하다.”
“나는 신중하지만, 결정의 순간에는 과감하다.”
“나는 완벽주의자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런 표현이 매력적인 이유는 복합적인 인간의 모습을 압축해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모순 속에서만 드러나는 독특한 빛깔이 컨셉의 씨앗입니다.
브랜드에게 컨셉이 중요하다면, 개인에게도 왜 필요할까요? 저는 크게 세 가지 이유를 꼽습니다.
첫째, 일관성.
우리는 수많은 순간에 ‘나’를 설명해야 합니다. 자기소개서, 면접, SNS 프로필, 네트워킹 자리… 이때 컨셉이 없다면 매번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결국 상대방은 내가 누구인지 헷갈려하죠.
둘째, 차별화.
비슷한 스펙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세상에서, 나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방법은 명확한 컨셉뿐입니다.
셋째, 기억.
사람들은 복잡한 설명보다 간단하고 강렬한 메시지를 기억합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문제를 기회로 바꾸는 사람”이 오래 남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만의 컨셉을 만들 수 있을까요?
모순을 활용하라.
“A이지만 B” 구조로 자신을 표현해 보세요. 그것만으로도 평범한 자기소개가 컨셉으로 바뀝니다.
빛나는 순간을 돌아보라.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감동했거나 고마워했던 순간, 내가 가장 에너지가 넘쳤던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그 경험 속에 당신의 컨셉 힌트가 숨어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을 빌려라.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이라고 물어보세요. 반복적으로 나오는 키워드가 곧 당신의 컨셉입니다.
컨셉은 멋있게 말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나는 배움을 즐기는 사람이다”라고 했다면, 매일의 독서와 작은 도전이 그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나는 관계를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이다”라고 정했다면, 일상의 대화에서 배려와 친절이 드러나야 합니다.
컨셉은 거창한 문장이 아니라 일관된 행동의 패턴에서 힘을 얻습니다.
간혹 그럴듯한 문장을 포장하듯 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억지로 만든 컨셉은 금세 힘을 잃습니다. 진짜 컨셉은 포장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내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세상에 기여하고 싶은 방식에서만 나옵니다.
호소다는 말합니다.
“좋은 컨셉은 센스가 아니라 틀에서 나온다.”
즉, 재능 있는 소수만이 아니라 누구나 자기만의 컨셉을 설계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그것을 생활 속에서 일관되게 실천하는 용기입니다.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이 질문에 답하는 순간, 컨셉 만들기가 시작됩니다.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단 한 문장으로 적어보세요. 그리고 오늘 하루, 그 문장에 어울리는 작은 행동 하나를 해보세요.
스타벅스의 ‘제3의 공간’도, 샤넬의 ‘여성의 자유’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선택과 일관된 실행이 모여 지금의 강력한 컨셉이 된 것입니다.
나만의 컨셉도 마찬가지입니다. 거창한 계획보다 중요한 건 일상의 실천입니다.
기억하세요.
컨셉은 나라는 사람의 본질을 드러내고,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진실한 언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