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코모리 오타쿠, 블로그로 문을 열다

(원고 1) 들어가는 글

by 덕후 미우

"히키코모리증 오타쿠다.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며 나만의 가치를 찾고 있다."


나는 블로그 프로필에 처음 이렇게 글을 적으면서 나를 소개했다. 히키코모리는 우리가 익히 아는 방에서 나오지 않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나는 거짓 집에서 외출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대학을 휴학하고 나서 다녀온 군 훈련소는 사람에 대한 공포와 우울증을 재발시켜 오랜 시간동안 정신과병원을 다니면서 상담과 약물 치료를 받아야 했었다.


어릴 적에 폭력 사건을 겪어서 사람에 대한 불신과 경멸, 공포 같은 감정이 오랫동안 마음에 축적되어 있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간 고등학교는 그나마 나았고,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던 대학교는 더 나았다. 조금씩 나는 나의 상태가 '아, 이제는 나도 평범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라면서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착각에 불과했다.


마치 누군가 전류가 들어오는 스위치를 켠 듯이, 사람에 대해 가지는 어두운 감정과 공포가 다시금 들어왔다. 나는 한동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했고, 속에서 점점 커져가는 사람에 대한 분노와 공포와 자신에 대한 자책을 억누르기 위해서 약을 복용해야 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더욱 길어지면서 '히키코모리'에 가까울 정도로 나는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 때도 나는 나를 포기하지 않았었다. 어떻게 해서라도 나아지기 위해서 책을 읽었고, 블로그에 글을 썼다. 힘들었던 청소년 시기도 나는 책을 통해서 꿈을 찾고, 내일을 맞이할 자신감을 얻었기에 매일 같이 책을 읽고 글을 블로그에 써내려갔다. 비록 세상에 대한 좋은 감정은 버렸지만, 내가 살아가야 하는 곳은 이 세상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혼자서 보내는 시간에 한 일을 글로 썼고, 내가 읽고 있는 책의 특정 부분을 인용하며 글을 썼다. 점차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 익숙해지면서 블로그에 글이 점점 쌓여갔다.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글도 읽게 되었고,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더 많은 책을 자연스럽게 읽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사이에 약이 아닌 책으로 나는 나를 지탱하고 있었다.


책을 통해서 사람과 만나서 적절하게 대응하는 법을 배웠고, 책을 읽으면서 내 생각을 글로 옮기는 법을 배웠다. 한 권의 책을 읽고, 한 편의 글을 쓰고, 하나의 생각을 떠올리고, 하나의 글을 썼다.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블로그는 티스토리에서 선정하는 우수블로그에 처음으로 뽑혔고, 이듬해에는 황금펜 선정과 함께 다음뷰 블로거 대상 후보에도 오르기도 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행동을 통해서 나는 굳게 닫혔던 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고, 위축되어 고개를 숙이고 있던 내가 조금씩 고개를 들게 되었다. 6년간 글을 쓰면서 운영해온 블로그는 손가락질을 받기만 했던 히키코모리 오타쿠에서 글을 잘 쓰는 블로거가 될 수 있게 해주었고,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정말 세상을 볼 수 있는 창문을 활짝 열 수 있게 해주었다.


오늘 이 책은 그동안 내가 겪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집필한 책이다. 극적인 성공을 이룬 사람의 이야기와 비교하면 보잘 것 없을 수도 있지만, 나는 정말 극적인 변화를 이루어냈다.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고, 부족한 부분이 더 많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온전히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낸 나는 드디어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딛으며 오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부디 이 글이 블로그를 통해서 자신의 꿈을 꾸고자 하는 사람에게 작은 응원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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