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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Jul 25. 2018

빠지다

만약 사람이 무언가에 빠질 수 없다면 과연 그 사람의 삶은 어떻게 될까?

사람은 다른 걸 잊을 정도로 무언가에 빠질 수 있을 때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내가 좋아하는 일에 빠진다거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거나


무언가에 빠진다는 말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어쩌다 보니 그 일에 빠져서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기도 하고,

너무나 절절한 감정에 빠져서 다른 어떤 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랑하기도 한다.


나는 한동안 애니메이션과 만화, 책에 빠져서 시간을 보냈다.

지금도 애니메이션과 만화, 책에 빠져 시간을 보내면서 꿈을 꾸고 있다.

내 꿈은 내가 좋아하는 이 세 가지 분야에서 꾸준히 글을 쓰면서 작가로서 살아가는 일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에 빠지더라도 그 일이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보장은 없다.

언제나 열심히 하고자,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하지만, 노력은 바라는 목표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딱 두 가지다. 포기할 것이냐 계속할 것이냐.


아직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에 빠져 있는 상태라 '포기'가 아니라 '계속'을 선택했다.

솔직히 불안하다. 이대로 먹고살 수 있을지 자신이 없고,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세상을 바꾸는 건 천재가 아니라 오타쿠다.'라는 말을 되새김질해도 버틸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현실은 언제나 꿈보다 냉정하고 어려운 법이다.

무언가에 빠질 수 있어 행복하지만, 그만큼 또 불안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무언가에 빠지는 일은 온전히 내가 책임을 지기로 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무언가에 빠져 열중하는 삶은 분명히 그 어느 때보다 반짝반짝 빛나고 있을 거다.

그렇지만 우리는 화려한 빛일수록 그림자도 짙다는 걸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무언가에 빠지기로 선택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도 커지기 마련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 빠져 살면서 내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에 빠져 하루하루를 즐기는 일은 하루를 충실함으로 채워주는 일이다.

단, 내가 빠진 일에 내가 책임지지 못하면, 그 행복과 충실함은 하루아침에 무너진다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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