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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Sep 06. 2018

선택

만약 이 선택 말고 다른 선택을 했다면


우리는 언제나 무엇을 선택하면 항상 후회를 동반한다.

경제학적인 용어로 설명하면 기회비용, 매몰 비용으로 인한 후회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항상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선택에 대해 '훨씬 더 좋은 이득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고민하고, 우리가 한 선택에 대해서는 '내가 선택했으니까 어쩔 수 없다.'라며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인생이라는 게 항상 옳은 선택, 좋은 선택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마치 답을 미리 보고 선택지를 고르는 것처럼 살아갈 수 없는 게 인생이라는 거다. 우리의 인생은 시시각각 변하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관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물론, 뚝심 있게 흔들리지 않는 자세로 살아갈 수 있다면 굉장히 멋진 일이다. 주변에서 아무리 뭐라고 말하더라도 오로지 자신의 길을 관철할 수 있는 사람은 강해질 수 있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한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면서 당당히 세상과 승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마치 만화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강하게 이겨내고 싶었다. 아니, 강하게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바로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살다 보니 사람은 때때로 유연하게 대처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자신이 한 선택을 강하게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은 강하지만, 굳이 우리가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빨리 결과를 만들어내고자 초조해하면 될 일도 안 되는 법이다. 그리고 결과에 집착하다 보니 과정을 즐기지 못한다. 과정을 즐기지 못하니 '내가 왜 이 선택을 했을까?'라며 후회도 크게 찾아온다. 그야말로 악순환을 만들어내는 거다.

우리가 한 선택을 즐기기 위해서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서두르는 게 아니라 차근차근히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결과는 항상 서두르는 사람에게 나오는 게 아니라 천천히 차곡차곡 쌓아간 사람에게 나오는 법이다. 우리가 한 선택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여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최선을 다해 즐기면서 끝까지 해보고, 정말 그래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과감히 하지 않은 선택을 해야 한다.

기회비용은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이고, 매몰 비용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데 이미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이다. 만약 이 선택을 말고 다른 선택을 했다면, 뭔가 크게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분명히 그런 가능성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의 선택을 했다면, 일단 그 선택을 한 나를 믿어주는 게 좋지 않을까?

나를 믿지 않는다면, 우리는 선택에 대해 결코 자신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나를 믿는 일부터 시작해야 우리가 한 선택에 확신을 가지고 시작할 수 있다. 그러면 지금, 여기를 살 수 있다. 그러면 충분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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