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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Nov 26. 2018

없음

만약 나에게 없는 것을 아쉬워하면서 원망하면서 오늘을 보낸다면, 그 오늘이 바로 가장 아쉽고 원망스러운 날이 되지 않을까? 나에게 지금 없는 것을 아쉬워하고 원망하기보다 일단 내가 가지고 있는 일을 하거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더 생산적이다. 아마 이 사실을 모든 사람이 잘 알고 있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안 되는 이유는 사람의 허영심과 욕심이 늘 우리가 남과 비교하며 자괴감을 갖게 만들기 때문이다.

나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만난 사람들을 보며 참 많은 자괴감이 들었다. 어떤 사람은 놀라울 정도로 수익을 내고 있고, 어떤 사람은 뛰어난 사진으로 사람의 관심을 받았고, 어떤 사람은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과감히 유튜브 시장에 뛰어들어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다졌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도 저런 자신감이 있었으면' '나도 저런 기술이 있었으면' 같은 생각을 한다.

그런데 막상 상상을 해보았다. 정말 내가 저 정도로 자신감이 있고 기술이 있다고 해도 내가 저 사람들처럼 할 수 있을지.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우리에게 없는 걸 부러워하면서 지금 내가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변명으로 삼을 때가 많다. 뭐가 없어서, 뭐가 부족해서…. 늘 그런 식으로 자기변명을 하면서 언제나 제자리걸음을 하며 남을 시기 질투하는 우리의 모습을 어쩔 수 없다고 여긴다. 바로 이 모습이 우리가 진짜 고쳐야 하는 모습이다. 내 삶을 온전히 살기 위해서는 내게 없는 걸 부러워하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걸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의미로 '지금, 여기'를 살 수 있다.


<미움받을 용기>에서 철학자와 청년은 이렇게 말한다.


철학자 : "남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든 마음에 두지 않고, 남이 나를 싫어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대가를 치르지 않는 한 자신의 뜻대로 살 수 없어. 자유롭게 살 수 없지."

청년 : ……선생님은 저더라 "남에게 미움을 받아라" 하시는 겁니까?

철학자 :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일세.

철학자 : 행복해지려면 '미움받을 용기'도 있어야 하네. 그런 용기가 생겼을 때, 자네의 인간관게는 한순간에 달라질 걸세.


최근 '저는 예쁘지 않아요'라는 주제로 자신의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한 유튜버가 세간의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사람은 남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든 마음에 두지 않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꾸미지 않은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카메라에 비추며 자신을 드러낸다. 어떤 사람은 조롱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을 향해 갈채를 보내기도 한다. 남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는 건 중요하지 않다. 내가 나를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가 우리 삶에서는 가장 중요하다.

만약 우리가 내가 뭘 가지지 못해서 하지 못 하는 일에 아쉬워하고 원망만 한다면, 우리는 절대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내가 가지지 못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 아버지가 재벌이 아닌 것도, 내가 원빈처럼 잘 생기지 못한 것도, 내가 RM처럼 음악적 재능이 없는 것도, 내가 승리처럼 사업가로서 재능이 없는 것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건 아니다. 전문가보다 모자랄지는 몰라도 나에게도 분명히 내가 좋아하는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유일하게 칭찬을 받았고, 조금 더 자신 있고, 너무나 좋아하는 일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기 때문이다.

비록 이 일이 지금 당장 내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때때로 내가 세상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피눈물을 흘리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릎을 꿇는 것보다 다시 일어나지 않기로 포기하는 일이 더 절망스러운 일이다. 내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해서 원망하며 아쉬워하기만 한다면, 그때는 정말 작은 결과라도 손에 쥘 수가 없게 되어버린다. 그러니 만약 지금 나에게 없는 것을 아쉬워하거나 원망하며 오늘을 보내고 있다면, 지금 당장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를 바란다. 그렇게 해야 우리는 '지금, 여기'를 가장 즐기면서 최고의 순간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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