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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Dec 13. 2018

하늘

만약 하늘을 끝없이 날아갈 수 있다면, 나는 저 멀리 우주와 지구의 경계까지 날아보고 싶다.

마치 추억의 만화 <드래곤볼>에서 본 주인공 손오공처럼 그곳까지 날아가 우주와 지구의 경계에서 바라보는 지상의 모습을 내려다보고 싶다. 그리고 외치는 거다.

"나느으으으은, 지그으으으음, 여기에에에에에, 있다아아아아!"라고.

언제나 내가 여기에 살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한 사람의 몫을 해내기 위해서 아등바등 살아야 함을 알고 있어도 '나'라는 존재를 실감하기 쉽지 않다. 사춘기 이후 끝나야 할 '나'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정하는 정체성의 고민을 아직도 끌어안고 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진정 이 길로 나아가는 게 맞는 건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때때로 너무나 잦은 바람에 흔들리며 '도대체 나는 어디에 있는 거야? 나, 지금 똑바로 가고 있는 거 맞아?' 고민 속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늘 우주와 하늘의 경계까지 날아가 외치고 싶다.

"나느으으으은, 지그으으으음, 여기에에에에에, 있다아아아아!"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나는 오늘을, 지금을,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 불완전해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필사적으로 생각하고, 필사적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일이면 과거일 기적인 지금을 잃어버리지 않을 것 같으니까.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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