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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Jan 21. 2019

망설임

만약 눈앞의 기회에서 망설이고 있다면, 한 번쯤은 과감히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그 말을 나 스스로 해왔고, 경험을 통해서 '하지 않은 일에 더 많은 후회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번역가와 관련된 일을 알아보면서 우연히 내가 좋아하는 라이트 노벨, 만화를 출판하는 한 출판사에서 해외 만화 라이트 노벨 번역가와 교정을 볼 교정자를 모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 모집 공지를 보면서 대단히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이번에 한 번 지원해볼까? 그런데 서울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해야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지?' 같은 고민과 함께 '과연 내 일본어 실력이 원서를 문제없이 읽고, 시간에 맞춰서 번역을 마칠 수 있는 실력이 되나?'라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선정될 확률도 모르니 일단 지원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솔직히 말해서 내 일본어 실력 수준은 원어를 문제없이 읽고 한국어로 옮길 수 있는 실력이 되지 않는다. 지금도 국내에 정식 발매되지 않은 작품을 읽고자 일본 원서로 산 라이트 노벨이 두 권 있다. 이 두 권의 라이트 노벨은 나는 아직 시간이 없어 미처 펼쳐보지도 못했다. 이 글을 쓰면서 프롤로그만 잠시 눈으로 읽었는데, 1페이지에서 모르는 한자가 3개나 나왔다. 이 정도면 거의 254페이지로 환산하면, 모르는 한자는 약 700개에 달한다는 추측이 나온다.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겨우 이 정도 실력으로 매끄러운 번역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하면서 실력을 키우면 된다고 하지만, 나는 절대 내가 욕심을 부려서 남에게 폐를 끼치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는 눈앞의 기회에서 망설이고 있다. 욕심을 부려 '번역'에 도전을 해볼 것인지, 아니면 일단 자신 있는 '교정'에 도전을 할 것인지 망설이며 나는 이나모리 가즈오 저서 <왜 일하는 가>를 읽고 쓴 서평에서 아래의 글을 다시 읽어보았다.


현실에 안주하고 쉬운 길로 돌아가면, 그 당시는 편할지 몰라도 꿈과 목표에는 절대 이룰 수 없다. 나중에 그 한순간의 타협 때문에 반드시 후회할 일이 생긴다. 글너다. 자신이 가는 길에 어떤 고난과 장애물이 놓여 있을지라도 현실과 타협하지 말고 가던 길 그대로 계속 전진해야 한다. 강한 의지를 가지고 우직하게 한 발, 한 발 매일 내딛는 사람은 아무리 먼 길이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정상에 우뚝 설 것이다. 이것은 모든 성공한 이들이 걸어온 길을 봐도 분명히 알 수 있다.


당시 책을 읽고 글을 적을 때 나는 쉽지 않은 길이라도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삶의 방향을 정한 덕분에 지금은 글을 쓰는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출발선에서 조금씩 뛰고 있다. 여기서 한층 더 추진력을 얻기 위한 평소 하고 싶었던, 꿈이라고 말할 수 있는 라이트 노벨, 만화 번역가에 도전하는 일. 이 일을 한다는 걸 상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내가 좋아하는 라이트 노벨, 만화를 번역해 번역가에 내 이름이 적혀 있는 일을 얼마나 많이 상상해보았던지! 

어차피 될지 안 될지도 모르니 그냥 지원서를 한 번 내봐야 할 것 같다. 사람은 결국 하지 않은 일에 후회하는 법이니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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