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후 미우 Oct 19. 2020

4장 블로그 글을 지속해서 쓰는 방법

단지 하루 쉬었을 뿐인데

블로그 글을 처음 쓰고 나서 가장 중요한 일은 내일 새로운 글을 쓰는 일이다. 만약 뭘 써야 할지 모르겠지만 처음 쓴 글과 똑같이 내 스마트폰에 있는 수많은 사진 중 한 장을 골라서 그 사진과 관련된 썰을 풀어내면 된다. 하지만 대체로 많은 사람이 이 일을 오랫동안 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이 하나의 습관이자 정기적으로 해야 할 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취미라는 건 내가 하고 싶을 때 하는 게 취미다. 그런데 우리가 취미 활동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그 취미 활동을 지속하면서 취미 활동을 통해 성취감을 비롯한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필요가 있다. 만약 취미 활동이라고 해서 건성건성 하거나 혹은 띄엄띄엄하는 순간 우리는 어느새 그 취미 활동을 새까맣게 잊어버린다. 심지어는 왜 내가 처음 그 취미 활동을 하려고 한 건지 이유조차 잊어버리기도 한다.


만약 취미로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을 하려다가 하루는 바빠서 쉬고, 하루는 피곤해서 쉬고, 하루는 스마트폰 사진 속에서 어떤 사진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라서 쉬고, 하루는 글을 쓸 기분이 아니라서 쉬는 순간 당신은 더는 취미로 블로그에 글을 쓸 수 없게 된다. 만약 취미로 블로그에 글을 쓰기 3개월 이상 지난 사람이 2~3일 정도 쉬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사람은 이미 언제든지 블로그에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미로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하고 아직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는데,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을 멈춘다면 이제 더는 취미로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을 확률이 높다. 사람의 몸은 본디 간사한 존재이기 때문에 평소 습관이 되지 않은 일을 실천하려고 하면 갖은 애를 쓰면서 방해한다. 아마 어떤 일을 새롭게 실천하려고 계획을 짜서 실천하는 순간 이틀이 되고 3일이 되면 이런 마음을 품어본 적이 있을 거다.


귀찮아. 그거 오늘 꼭 해야 해? 그것보다 할 일이 있지 않아? 내일 해도 되잖아?


마치 내 마음속의 누군가가 나를 위해 변명해주는 듯이 '안 해도 될 이유'를 아주 적극적으로 찾는다. 지속해서 취미로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은 '그래도 짧게 3줄이라고 블로그에 글을 쓰자.'라고 생각해서 스마트폰 혹은 다양한 기기를 통해 블로그에 글을 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뭐, 내일 쓰면 되니까.'라면서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을 내일로 미뤄버리고 만다. 이게 이틀이 되고 삼일이 되면 문제는 커진다.


왜냐하면, 처음 블로그에 글을 쓰기 위해서 시작한 스마트폰 사진첩에 들어가 있는 여러 사진 중 한 장을 선택해서 사진과 관련된 썰을 푸는 일을 귀찮게 생각하는 거다. 분명히 그 사진첩에 들어가 있는 사진은 내가 평소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신기하게도 해당 같은 부류의 사진으로 글을 쓰는 걸 멈추는 순간 우리는 '이걸로 해도 될까? 재미없지 않아?'라며 글을 쓰는 걸 어려워하게 된다.


글을 쓰는 걸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 블로그에 글 쓰는 일은 슬럼프에 빠지고 만다. 그냥 가볍게 툭 하고 쓰면 되는 글인데 괜히 욕심을 부리고 싶어 지고, 괜히 더 재미있는 썰을 찾기 위해서 스마트폰 사진을 뒤지다가 하루가 지나가버린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었을 때는 '아, 뭐 쓸 것도 없는데 오늘은 쉬자. 이번 주에 뭔가 새로운 일이 생기면 써야지.'라고 생각하며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만다.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매일 블로그에 글 쓰는 시간을 정해두는 것이 좋다. 내가 평소 하는 일에서 방해받지 않는 시간 중에서 30분 정도 블로그에 글을 쓰는 시간을 잡아두는 거다. 그리고 최대한 그 30분 동안 블로그에 글을 쓰기 위해서 시간을 투자하는 습관을 들이자. 뭘 쓸지 몰라도 일단 스마트폰 한 개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새 글 쓰기' 버튼을 누르고 되는 대로 사진 한 장을 꺼내서 썰을 풀어보자.


어차피 취미로 하는 블로그 글쓰기다. 여기에는 누군가 점수를 매겨서 합격과 불합격을 나누지도 않는다. 타인의 시선은 신경 쓸 필요는 조금도 없다. 물론, 너무 이상한 글을 쓰면 나중에 내가 내 블로그 글을 읽다가 "난 왜 이런 글까지 쓴 거야!?"라며 이불 킥을 할 때도 있겠지만, 이것도 나중에 가면 블로그에 쓸 수 있는 썰이 되기 때문에 재활용이 가능하다. 결국 뭐든지 쓴다면 그게 블로그 글을 지속해서 쓸 수 있는 힘이 된다.


중요한 건 30분 동안 글을 쓰기로 했는데 빨리 끝났다고 해서 내일 글을 미리 써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사람은 이왕이면 보험 한두 개 정도는 가지고 싶은 게 욕심이다. 하지만 우리가 내일 블로그에 쓸 글을 미리 적어두는 순간 우리는 한 개의 글을 위해 고민하는 시간을 건너뛰게 된다. 블로그를 오랫동안 운영한 사람이라면 몰라도 처음 시작한 사람들은 이 고민하는 시간을 한두 번 건너뛰면 습관으로 만드는 일이 어렵다.


블로그에 뭘 쓸지 고민하면서 글을 쓰는 일을 몰아서 하면 누구나 지치기 마련이고, 그렇다고 해서 어제 미리 했으니 2~3일 쉬어버리면 다음에는 마치 처음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으로 '뭘 어떻게 써야 하지?'라는 상태가 되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결국은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정해진 시간에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을 습관으로 굳히기 어려운 상황을 스스로 만드는 셈이다.


만약 한 개의 글을 쓰고 나서 '아, 이것도 재미있는데'라며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근질근질하다면 차라리 하루에 두 개의 글을 써서 올려버리자. 오늘 생각한 건 오늘 다 써버리고, 내일은 다시 내일 일을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3개월 동안 매일 정해진 시간이 되면 블로그에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면 우리는 블로그 글을 지속해서 쓸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취미로 블로그 하는 사람에 입문했다고 말할 수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