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요일의 힘

무기력, 우울증 극복

by 미음스토리


한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돈다. 아직 5월 중순이지만 뜨거운 여름을 맛보게 하는 날이 한 번씩 있다. 그게 오늘이다. am 5:30에 운동화 끈을 묶어매고 집을 나섰다. '아침부터 이렇게 더워도 되는 걸까? 와. 태양 동그란 거 봐.'



아주 놀라운 날씨였지만 차라리 여름이라 생각하니 선선하게 느껴졌다. 나무 사이에 비치는 햇살을 바라보며 오늘도 일찍 일어나줘서 고맙다며 나 자신에게 인사를 건넨다. '고마워. 내 정신아. 내 다리야. 내가 나라서 나는 참 좋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자. 화요팅!'


하늘을 멍하니 보고 있는데 문득 나 자신이 낯설게 느껴졌다. '내가 언제부터 나를 이렇게까지 사랑하게 되었던 걸까?'라는 생각과 함께 문득 김민철 작가의 책 <모든 요일의 여행>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 '여행'이라고.


나는 언제부턴가 투정 부리지 않고 있었다. 애 엄마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에 대한 울부짖음을 더 이상 품고 있지 않다니! 결혼이라는 제도가 족쇄처럼 느껴졌을 때가 있었다. 나는 어떻게 그 시기를 무사히 잘 지나올 수 있었던 걸까. 그리고 어떻게 나를 그 어느 때보다 사랑할 수 있게 된 것일까.

아마도 '여행'을 하기 시작하면서 였을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야만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닌 '여기 이곳에서의 행복'을 느끼기 시작했을 때. 걷기를 시작했을 바로 그때였다. 나는 목적지 없이 발 닿는 대로 무작정 걸었다. 자동차의 편리하고 빠른 수단을 내려놓고, 불편하고 느린 걷기를 선택했던 그때부터 '내가 이 땅 위에서 숨을 쉬고 있구나'를 진정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나는 걷는 매 순간 생각했다. 행복하다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 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그리고 차를 타고 가면서는 볼 수 없었던 소중한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 소중한 감정을 잊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었고, 글을 적었다. '사진은 찍어서 뭐하고 글은 써서 뭐 하나.'라는 생각이 수십 번, 수백 번 들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손을 내밀고 있는 무언가 때문에 나는 지금도 계속 걷고 찍고 쓰고 있다.

얼굴을 내밀고 있는 그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을 건넨다.


"이 세상엔 효율과 비효율이 있어. 비효율은 없어도 될 것처럼 보일지라도 우리를 살아 숨 쉬게 하는 아주 중요한 존재란다."


나는 항상 이 친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맞아' 하며 수긍한다. 오랫동안 긴 어둠 속에서 빛을 잃고 살았던 내가 일어날 힘을 얻게 된 계기는 하정우의 책 <걷는 사람>을 읽으면서였다. 사람이 이렇게 많이 걸을 수 있구나를 느꼈고, 하와이까지 많은 사람들을 데려가서 걷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도 한 번 걸어볼까? 하며 걷기 시작했는데 조금씩 변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또한 하정우 배우의 연기와 그림의 영감이 모두 걷기로부터 오는구나를 깨닫고부터는 부러움에 가득 차 걷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에게 걷기는 생활화되어 갔고, 점차 삶의 원동력이자 영감의 원천이 되어주었다. 한 번씩 기분이 안 좋았던 날을 돌이켜 보면 30분도 걷지 않았던 날이었다.


무기력하고 살아갈 힘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무작정 걸어보자.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춥든 덥든. 그냥 이 세상에 나를 내던져 보는 경험을 해본다면 이 세상 두려울 일이 생각보다 없다는 걸 알아챌지도 모른다. 그로부터 내가 상상하지 못한 나의 삶을 살아가게 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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