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_무라카미 하루키

러닝이 대세인가요?

by 미음스토리


"강물을 생각하려 한다. 구름을 생각하려 한다.

나는 소박하고 아담한 공백 속을, 정겨운 침묵 속을 그저 계속 달려가고 있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그것은 여간 멋진 일이 아니다. "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Intro



스포츠에도 유행이 있는 걸까. 러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러닝 크루를 만들어 함께 달리는 모습도 보인다. 그에 따라 러닝복, 러닝화 등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요즘 핫하다는 동인동 골목길에 음식점, 카페 등등이 생겨나고 있는데 그중에 러닝 편집숍도 떡하니 자리하고 있다.

https://blog.naver.com/chaedong_podong/223905869026



이곳은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닌, 러닝의 문화를 만드는 곳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온라인에 판매하지 않는 상품을 이곳에서 소량 판매했기 때문에 희소성도 있었다. 진열된 상품 중에 눈에 띄었던 건 다름 아닌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책이었다.

출처: 도어스 러닝 인스타


이 책은 지난 3월에 우연히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감명받아 며칠 전에 구입했던 책이다. 게다가 독서모임 엄꿈독에서 선정된 책이어서 함께 나눌 수 있는 영광도 가지게 되었던 책! 그런 책을 서점이 아닌 러닝 편집숍에서 만나게 되다니.



며칠 전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목록에서도 이 책을 보았다. 우리나라 초판은 2009년인데 2025년에 다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니 놀라웠다. 그만큼 러닝이 대세인가 보다. 대세에 오른 이유는 모르겠지만 운동 종목이 대세에 오른 건 좋은 흐름 같다.



출처: 네이버



무라카미 하루키는 서른 살이 넘어 야구를 보다 갑자기 소설가가 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 뒤로부터 원래 하던 일을 서서히 줄여나갔고, 몇 년 뒤 전업 소설가로 살게 된다. 그의 새로운 시작은 무작정 글을 써볼까 정도에 그친 단순 흥미가 아니었다. 그는 글을 계속 오래 쓰기 위하여 금연을 하고, 체력을 기르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77살인 그는 아직도 매일 달리기를 하고 글을 쓴다.


<1. 매일매일 달리는 무라카미 하루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매일매일 계속하고 있으면, 거기에 뭔가 관조와 같은 것이 우러난다.(p.7)

적어도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두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매일매일 노력해왔다. 어제의 자신이 지닌 약점을 조금이라도 극복해가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p.27)

스피드나 거리는 개의치 않고 되도록 쉬지 않고 매일 달리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p.68)"



그는 어떻게 매일 달리는 것을 오랜 기간 지속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아마도 자신에 대한 자아 존중감이 높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서 매일 반복되는 루틴을 즐겼고 그 순간을 귀중히 여겼다.


<2. 자아 존중감이 높은 무라카미 하루키>

"자신이 설정한 기준에 도달했는가 못했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변명으로 간단하게 동하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마음을 속일 수는 없다. (p.26)

적어도 달리고 있는 동안은 누구와도 얘기하지 않아도 괜찮고, 누구의 얘기를 듣지 않아도 된다. 그저 주위의 풍경을 바라보고, 자기 자신을 응시하면 되는 것이다. 그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p.35)

내가 다른 누구도 아닌 '나'라는 것은, 나에게 있어 하나의 소중한 자산인 것이다. (p.40)

사람은 누군가 권한다고 해서 러너가 되지는 않는다. (p.73)

중요한 것은 시간과의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만큼의 충족감을 가지고 완주할 수 있는가, 얼마만큼 자기 자신을 즐길 수 있는가, 아마도 그것이 이제부터 앞으로의 큰 의미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 아닐까. (p.187)"



이와 더불어 그는 삶의 본질에 대해 오랜 기간 사색을 해왔고 그로부터 삶에 대한 통찰력이 높아 보였다. 아마도 이 통찰력이 자신과의 약속을 오래 지속할 수 있었던 힘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3. 삶의 통찰력이 높은 무라카미 하루키>

"주위를 아무리 돌아봐도 나에게 샘 같은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괭이를 손에 쥐고 부지런히 암반을 깨고 구멍을 깊이 뚫지 않으면 창작의 수원에 도달할 수 없다. (p.72)

아무리 경험이 쌓이고 나이가 들어도, 결국은 똑같은 일의 반복이다. (p.107)

적어도 살아있는 동안은 온전한 인생을 보내고 싶다. 같은 10년이라고 해도, 멍하게 사는 10년보다는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생동감 있게 사는 10년 쪽이, 당연한 일이지만 훨씬 바람직하다고, 달리는 것은 확실히 그런 목적을 도와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p.128)

가령 그것이 실제로 바닥에 작은 구멍이 뚫린 낡은 냄비에 물을 붓는 것과 같은 허망한 일에 지나지 않는다 해도, 적어도 노력을 했다는 사실이 남는다. 진정으로 가치가 있는 것은 때때로 효율이 나쁜 행위를 통해서만이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공허한 행위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결코 어리석은 행위는 아닐 것이다. (p.256)"



이 책을 덮은 뒤 "단지, 매일"이라는 구절이 귓가에 계속 맴돌았다. 나는 무엇을 "단지, 매일" 할 수 있을까?


무라카미 하루키와 비견될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 하고 있는 나만의 루틴을 조금 더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면 충분히 잘 나아가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서 격려 받기도 했다. 저도 단지, 매일, 꾸준히 해보겠습니다.


내친김에 815 마라톤에도 신청했다. 이 더운 여름날 8.15km를 달려보겠다는 결정은 이 책이 아니었으면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감사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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