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감 이야기
또다시 시작이다.
한동안 잠잠하다 싶더니 다시 솟아오른다.
불쑥 불쑥 분기마다 찾아오는 이 감정이 이제는 익숙해질 때가 되지 않나 싶다가도 여전히 어색함 속에 머문다. 그렇게 며칠 혹은 몇 달을 광란의 질주를 하듯 달려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번뜩이는 무언가를 발견하게 된다.
그때가 되면 비로소 잔잔해진다. 일의 실마리를 찾는 수준에 머물 뿐이지만 언제나 어디에서나 정답은 없다는 걸 알기에 괜찮다.
내년 1월에는 도자기 전시가 있다. 개인 전시는 아니지만 취미생에게 주어진 아주 귀한 전시 기회이기에 몰입해서 준비 중이다. 어제는 전시할 도자기 화분에 담을 분재를 찾으러 가는 날이었다. 다른 것보다 도자기와 조화를 잘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설렘 반 두려움 반의 감정을 가지고 분재 숍에 도착했다.
‘와. 이 묘한 감정 뭐지?’
현실이 아닌 가상의 세계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딱 맞는 표현일까.. 지구가 아닌 다른 별에 온 것 같은 묘-한 느낌이었다. 만든 도자기와 사장님의 정성스러운 마음이 합을 이루고 있었다. ‘이것은 단순 화분이 아닌 예술작품이다.’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누군가는 화분일 뿐이라는 생각을 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표현한다면 이 작품을 다시 보기에 부끄러움이 앞설 것 같다.
영감이 가득했던 어제의 하루를 보내고 오늘은 미술관으로 향했다. 평소 추상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그에 딱 맞는 전시가 열리고 있어 반가웠다. 작품들을 하나하나 보면서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확인했다. 마음이 요동쳤다. 어둠 속 작은 불씨처럼 내 마음의 확신은 불을 밝혔고 야망으로 번져가고 있었다.
나는 또다시 예술가의 삶을 선택했다.
앞으로 또 몇 번이고 반복할지 모를 이 확신이 어색하지 않을 때가 되면, 그땐 진짜 예술가가 되어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