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화사했던 11월 - ep.1

생일

by 미음스토리

‘온 세상의 좋은 기운이 나에게로 향해있구나’

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런 시기는 아주 드물게 찾아오기에 더 귀하다. 11월의 끝자락에 서서 이번 한 달은 어땠나 돌이켜보니 바다 위 화사하게 반짝이고 있는 윤슬의 모습이 그려진다.


억지로 무언가를 부여잡으며 애쓰지 않아도 모든 게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들이 퍼즐 맞추듯 행복과 기쁨의 감정으로 채워졌고, 새롭고 다양한 경험들이 물밀듯 노크하며 오래도록 닫혀있던 문을 열어댔다.


11월은 나의 생일이 있었다. 사실 나이 40을 코앞에 두고 있기에 1년마다 돌아오는 생일이 귀찮았다. ‘태어난 게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축하를 받아야 하고, 축하를 해줘야 하는 걸까. 하루하루 잘 살아가는 게 더 중요하지.’ 정말 기쁜 날이 아니라 억지로 기뻐해야 하는 날처럼 느껴졌기에 저항감이 컸다.


하지만 이번 생일은 놀랍게도 내년에도 또 이렇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기뻤고 행복했다. (뻔뻔하다.. ㅋ) 낮 시간 동안에는 가수 콘서트 일정이 생일과 겹치게 되면서 평소 못보던 가수의 공연을 직접 보게 되었고, 브런치 카페에서 식사도 하게 되었다. 분위기 좋고 맛도 훌륭한 곳에서 생일이라고 공주님 대접까지 해주니 정말 황송했다. 아줌마가 된 이후로 공주님이 되어 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이날 화장도 잘 되어서 공주놀이 제대로 했다^^


또 저녁 시간에는 얼마 전부터 계속 먹고 싶었던 막창을 먹게 되었다. 급만남이었는데 모두가 흔쾌히 시간이 맞게 된 것이 신기했다. 어린이들에게도 생일 축하 편지를 받으니 감격스러웠다. 으.. 정말 존재 자체로 사랑이야..


생일 주간은 그로부터 2주간 더 지속되었다. ㅋ 연속되는 약속에 피로가 누적되어 커피를 마시며 졸기도 했지만 ‘내 주변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았나’를 느낄 수 있었던 귀한 시간들이었다. 그 외에도 자주 가는 카페에 커피 쿠폰을 적립해둔 지인, 카페 사장님의 한정판 책 선물, 둘만의 생일파티를 하고 싶다던 6살 아들과 파티, 평소 예쁘다 했던 식물들이 담긴 4종 화분 선물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기에 다시 생각해도 놀랍고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


생일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기에 더 감사하고 뜻깊다. 더 많이 사랑하고 베풀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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