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배불리 먹지 말 것>, 미즈노 남보쿠
욕구불만이 커진 요즘.
낮에는 모범생처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철저히 지키며 지내다가 밤만 되면 다소 불편한 욕구가 솟구친다.
오랫동안 보지 못한 친구를 만나서 맘껏 수다 떨고 먹고 놀고 싶은 걸까? 흠.. 아니다. 그건 아니다. 나만의 답을 잘 찾아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냥 그런 느낌이 든 것이다. 나는 나의 감정을 이해한다. 그냥 소심하게 반항하고 싶은 느낌.
'그래, 보상도 있어야지.' 하는 마음에 어젯밤엔 똬리를 틀고 있는 나를 진정시켜 주고자 모범생의 타이틀을 확 깨 주었다. 야식을 시켜서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엔 예상대로 온몸이 불편했다. 육체도 정신도 모두. 당연한 결과였다. 아이를 등원시키고 집에 가서 누워있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후회할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뚜벅뚜벅 도서관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어제 읽고 싶었던 책을 찾았다.
<결코 배불리 먹지 말 것>, 미즈노 남보쿠
어제 야식을 먹은 자로써 죄책감을 덜어내고 싶은 것이었을까? 이 책은 생각보다 얇아서 앉은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아. 이 책을 읽고 이제 좀 건강히 살아보자.'라는 기대가 있었다.
책의 저자 미즈노 남보쿠는 타고난 운명도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서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언제 어떠한 경우라도 소식을 하는 것이 좋으며, 음식은 남겨도 된다고 한다. 또한 이 세상에 태어나 먹을 수 있는 양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많이 먹을수록 그 수명을 당길 뿐이니 적게 먹고 땅에서 나는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운이 따라온 다는 것.
p.37 물질적으로는 부족해도 정신적으로는 충만할 수 있습니다. 물질적으로는 모든 것을 만족하는데 정신까지 만족하는 것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p.37 사람이 고귀해지기도 하고 천하게 되기도 하는 일은 모두 음식을 절제하느냐 하지 못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p.97 누구라도 삼 년을 절제하면 없던 운이 드러납니다. 건강해지며 머리와 마음이 맑아져 하는 일마다 큰 힘을 두루 발휘하게 되니 성공과 출세는 당연한 열매일 뿐 저절로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책은 1시간 내로 다 읽혔다. 책을 덮는 순간 생각했다.
'절제가 답이다!'
그동안 나의 고통은 물질적인 풍요에서 왔던 것임을 깨달았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맘껏 먹고, 커피도 좋아하니 밖에서도 사 먹고 집에서까지 드립 커피를 내려 먹던 나.
나의 일상은 이랬다. 유튜브 영상을 보며 점심을 먹었고 과식을 했다. 점심을 먹고 나면 잠이 몰려오니 커피를 마셨다. 커피를 마시면 빵을 먹고 싶으니 빵도 먹었다. 그러고 나면 또 잠이 몰려온다. 커피가 또 생각난다.
악의 굴레였구나. 하..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 더 큰일이었다는 걸 느꼈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고기보다는 땅에서 자란 야채를 먹고, 소식해야 한다. 적게 먹었을 때가 가장 컨디션이 좋다고 느끼지 않는가? 커피도 줄여보기로.. 노력해 봐야겠다.
오늘은 점심을 야채와 함께 먹었다. 마트에서 파는 '소소한 하루 샐러드'가 마음에 든다. 야채는 사두면 항상 썩어 버리기가 일이었는데, 이건 양도 딱 한 끼이고 신선하다.
커피도 줄이고, 음식도 줄이면 식재료비도 줄고 모든 게 좋아지는구나. 절제할 줄 아는 삶은 이토록 유익한 것이었구나. 오래 살기를 바라기보다는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자. 죽더라도 고통 없이 죽자. 슬림한 화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