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시즌이 돌아왔다

김장 준비로 따뜻한 하루

by 하룰

김장 시즌이 돌아왔다.


매년 이 시기가 되면 가족들이 모두 모여 함께 김장을 준비하는 것이 연중 가장 큰 행사로 자리 잡았다.


시골의 부모님 집에서 각종 채소와 건어물을 손질하며 정답고 시끌시끌한 시간을 보낸다.

이 순간은 단순한 일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아침에 일어나니 날은 차가웠지만 마음만큼은 따뜻하다.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스치지만 가족들과 함께하는 이 순간은 항상 따뜻하게 느껴진다.


불을 지피고 가마솥에 양념에 들어갈 채수 다시를 만들기 시작한다. 나무가 활활 타오르며 구수한 향이 집안 밖을 가득 채운다. 그 향기는 마치 그리운 겨울날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디포리니, 명태 머리, 멸치, 새우 등 갖가지 건어물들과 다시마, 양파, 무, 파 등은 우리 집만의 김장에 깊은 맛을 더해준다. 이 재료들을 준비하면서 금세 국물 맛을 떠올리게 되고 입맛이 돋는다.

이미 그 과정에서 김치의 맛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기분이 든다.


가족과 함께하는 이 전야제는 단순히 김치를 담그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웃음과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다.


(물론 몸은 고된 부분이 있다는 사실~)


각자가 손에 쥔 재료들을 다듬으며 추억을 쌓고 소중한 순간을 만들어간다. 주말은 이렇게 소중한 기억으로 흘러 남아 간다.


김장 준비가 끝나갈 무렵에는 모두가 몸은 힘들지만 기쁜 마음으로 김치를 담가낸다.


올 한 해의 수확과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김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더욱 가까워진다.


하루가 이렇게 행복하게 마무리된다는 사실이 참으로 감사하다.


김장이 만들어내는 맛과 향 그리고 가족의 정이 잘 어우러진 이 특별한 하루는 나에게 큰 행복을 가져다준다. 김치로 인해 하루가 행복해지고 그 행복을 함께 나누는 가족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또 한 번의 소중한 추억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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