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 봄
오랜기다림 끝에 결정내린 육아휴직은 ‘쉬는 시간’이 아니었다.
출근 대신 등교 준비, 회의 대신 숙제 지도, 보고서 대신 식사준비와 간식준비하기.
멈춘 건 회사였지, 내 하루는 오히려 더 정신없이 흘러갔다.
‘그래도 이제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
그렇게 시작된 휴직의 첫날, 나는 곧 알게 되었다.
이건 휴식이 아니라, 인생 2막의 생존 훈련이었다는 걸~
아침엔 아이를 깨우고, 점심엔 설거지와 빨래, 등,하교~ 돌봄
마치고 돌아오면 어느새 저녁이되고 “아빠, 놀아줘!”라는 명령과 함께 체력의 한계까지 도달한다.
밤이면 거실에 앉아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나는 괜찮은 아빠일까?”
“오늘은 잘한 게 있었을까?”
그때마다 떠오르는 건 거창한 성취가 아니었다.
아이의 티끌없는 웃음, 함께한 한 끼, 소소한 이야기들~
그 사소한 순간들이 하루를 버티게 했다.
육아휴직은 멈춤이 아니라 ‘되돌아 봄’이었다.
남자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나는 매일 흔들리고, 그 흔들림 속에서 조금씩 나를 배워갔다.
이 시리즈는 그 시간의 기록이다.
누구의 성공담도, 완벽한 육아 매뉴얼도 아니다.
다만, 흔들리면서도 버텼던 한 사람의 이야기.
그 흔들림 속에서 내가 나를 다시 만난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