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글향 May 18. 2021

염라대왕과 두 번째 하이파이브

의료계 3대 통증 요로결석을 아시나요?

일요일 새벽녘

화장실을 가려고 자리에 일어났는데 조짐이 이상했다.

왼쪽 옆구리에서 기분 나쁜 통증이 시작되더니 서서히 허리를 타고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식은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머리는 어지럽고, 옆구리 통증이 그쪽 라인을 타고 위아래 구분 없이 점점  강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느낌이 들었다. 한마디로 말해 출산의 고통과 흡사했다.

3~4년 전에 한번 겪었던 터라 느낌이 왔다.

"오빠.. 나 요로결석 온 것 같아."

"뭐? 많이 아프나? 언제부터 그랬노?"

"좀 전부터 그런 것 같은데.. 아... 아..."

그때부터 나는 말 대신 고통의 강도를 몸으로 보여주었다. 눕지도 못하고 일어나지도 못하겠고 사람 환장할 고통이었다. 처음 걸렸을 때도 이렇게 뒹굴거리며 기진맥진했는데, 몇 년 뒤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


그나마 발전했다면, 처음엔 원인을 몰라 이 병원 저 병원 옮겨 다니며 온갖 고생을 하고서야 알게 되었는데, 두 번째라고 치료 가능한 병원을 바로 찾아보는 남편. 이럴 땐 남편이 있어서 좀 든든했다. 어쨌든 남편은 운전대를 잡고 나는 차 뒷좌석에서 계속 데굴데굴 뒹굴며 우당탕탕 달려가고 있었다. 아픈 날이 하필이면 일요일이라 일반 병원도 못 가고, 그렇다고 종합병원을 가면 대기하다가 기절할 것 같고.. 그래서 남편은 요로결석을 전문으로 하고 당장 치료 가능한 의원을 찾았다. 그곳에 도착해서 엑스레이를 두어 번 찍고 의사를 만났는데, 의사 선생님이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제발 이 고통에서 빨리 해방만 시켜달라고 외치고 있었다. 항생제 주사, 링거 등등 사전 절차를 진행한 뒤 돌을 깨 부스는 이상한 기계에 누웠다.


'체외충격파 치료'라고 침대에 반쪽이 움푹 팬 곳에 누워 풍선 주머니 같은 주머니가 옆구리에 닿자 '앗 차가워!' 외마디 비명과 함께 그때부터 주머니에서 강펀치가 나온다. 옆구리를 날카롭고 강하게 연신 탁탁탁 두들긴다. 30분가량을 세게 약하게 위치를 이동해가며 탁탁탁 치대는데 그렇게 하며 돌을 깨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끝나고 일어나니 옆구리가 뒤틀리는 고통은 한결 덜해졌다. 하지만 끝을 보려면 몸에서 돌을 배출해내야 한다.


돌을 깨기만 했고, 아직 배출하지는 못했다.  고통을  겪을까  두려워서 집에서 폴짝폴짝 계속 뛰어다녔다. 집에 아들 운동용으로 문틈 사이 설치한 철봉이 있는데, 아들과 남편이 한쪽 다리를 들고 철봉에 올려주면  떨어지는 것을 10 정도 반복했다. 그런데... 갑자기 남편이  소리와 함께 바닥에 드러눕는다. 허리를 삐끗했단다... 이때 아들이 하는  "어휴. 내가 몬산다 몬살아. 우리 집에 멀쩡한 사람은 나밖에 없네."



이쯤에서 나처럼 고생할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요로결석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요로결석이란?


요로 결석은 소변이 생성되어 수송, 저장, 배설되는 길(요로)에 결석(돌)이 생긴 것을 말한다. 돌이 생기는 곳에 따라 신장 결석, 요관 결석, 방광 결석, 요도 결석 등으로 나뉜다.

인터넷에 의료계 3대 통증이라고 입력하면 첫 번째로 나타나는 것이 요로결석이다. 그 정도로 고통의 강도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픈 질병... 그런데 억울한 건 전날 떼굴떼굴 구르다가 돌이 빠져나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회복된다. 마치 비가 쏟아졌다가 햇볕이 쨍쨍 뜨는 것처럼... 그래서 그런지 엄청나게 아파도 입원은 안 되는 이상한 병이다.ㅎㅎ(어이없음) 여기서 하나를 더 보태면 남자들이 많이 걸리는 질병이라는데, 나는 왜 자꾸 걸리는 걸까? 그것이 의문이다. 친구들은 나에게 가끔 농담 삼아 보기와는 다르게 남자 같다고 하고, 남편도 여자 최민수라 하고... 나는 정말 남성호르몬이 많아서 그런 것일까? 의문투성이다.



요로결석 증상


요로결석의 주된 증상은 통증과 혈뇨란다. 인터넷으로 보면 매우 자세히 기술되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소변을 보았을 시 소변이 빨갛게 보일 정도로 피가 나온다. 그리고 통증이 통증이... 심할 때는 뒹굴 정도로 고통스럽고 땀이 뻘뻘 나며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 한마디로 말해 염라대왕님과 하이파이브하고 돌아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고통이다.



요로결석 치료 및 예방


요로결석의 치료방법은 환자에 따라 다른데 심하지 않을 경우 자연 배출이 가장 훌륭한 치료다. 속설에 의하면 맥주를 먹고 나왔다는 썰도 심심찮게 들린다. 하지만 심할 경우는 반드시 병원에 방문하여 돌의 위치를 찾고 의사 선생님의 말씀대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걸리면 답이 없다. 결석 제거 시술 비용(대략 50만 원)도 만만치 않아서 안 걸리는 게 상책이지만, 나처럼 걸려버렸고 아파서 뒹굴거리는 상태라면 오백만 원이 든다 해도 시술을 받고 싶어 질 것이다.  그래서 걸리기 전에 제발 제발 명심하자.(스스로에게 강조하는 말)

1. 평소에 물을 많이 마셔 결석이 소변을 통해 자연 배출되도록 노력한다.

2. 저염 식이를 유지한다.(음식을 짜게 먹지 않도록 한다.)

3. 오렌지, 레몬, 자몽 같은 과일 섭취를 꾸준히 해줄 필요가 있다.

4. 일과 중 걷기, 뛰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한자리에 오래 앉아있을수록 발생 확률이 높다.)

5. 결석 배출 시에는 계단 내려오기 운동이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한다.





이밖에도 요로결석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인터넷에 차고 넘친다.

그걸 꼼꼼히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 루틴을 대폭 조정하여

운동, 식습관 개선, 앉아서 하는 오랜 작업을 조절하는 등

하루빨리 일상에 적용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염라대왕님과 세 번째 하이파이브는 상상도 하기 싫다.

 


매거진의 이전글 감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