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게 감사한 하루
"엄마, 중학교에 오니 좋은 건 급식 맛있어진 거 하나밖에 없는 거 같아."
알밤양의 푸념은 입학 3일 만에 시작되었다. 입학 전날 설레어하며 교복을 챙기고 수학공부를 하던 모습과 180도 다른 모습이다.
학교 갔다 현관을 열고 에고~힘들다. 끙끙거리며 들어온다.
"학교 마치는 시간이 4시가 넘다니, 말이 돼? 도대체 그림은 언제 그려? " 초등학교보다 수업이 늘어다 3일이나 7교시를 한다. 4시가 넘어서 끝나고 학원 하나 달랑 다녀와도 7시가 된다. 방학 동안 늘어지게 여유로운 생활을 하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니 답답한 모양이다. 공부도 잘하고 싶고 그림도 많이 그려서 빨리 늘고 싶고, 뒹굴뎅굴 놀고도 싶다. 그 모든 것을 하고 싶은 건 이상, 그것을 해 내는 건 몸인 것을 어쩌누.
지난주 금요일 밤부터 새벽 2시 반까지 그림을 그리며 불금, 불토를 보내고 운동도 안 하더니 엊저녁에는 국민체조를 하잔다. 어깨가 아프다고. 운동하고 스트레칭하라고 입 아프게 얘기할 땐 들은 척도 안 하더니만. 역시 어리다고 통뼈가 아니었던 것이다.
학교 다녀온 알밤이 어깨를 마사지해준다.
"부디 엄마 말을 잔소리로 듣지 마. 그림 그리면서 살고 싶으면 운동하고 스트레칭해야 해. 수십 년 그림그린 엄마가 몸으로 깨달은 거라고"
이상은 이상일뿐이고 내 몸이 해내는 것까지만 내 것이다. 몸의 감각은 온전히 나만의 것이니 몸의 체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하지만 나도 마흔이 넘어서야 꾸준히 운동을 하기 시작했으니 열네 살 아이에게 입 아프게 조언을 해 줘도 와닿진 않을 거다. 하긴 책도 그렇다. 내게는 엄청난 인생책이라 소개를 해 줘도 상대에게는 수많은 추천 책 중 스쳐 지나는 한 권일 테니까. 그중 내가 선택한 책의 한 줄, 한 문장만이 내 것이 된다.
몸은 참 신기하다. 힘을 뺄수록 약해지고 힘을 줄수록 튼튼해진다.
나의 운동 멘토들이 말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몸을 일으키라고, 걸으라고. 성공한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것이다. 정신이 약해지면 몸의 기운도 약해진다는 걸, 반대로 몸을 움직이면 약해지던 정신도 강해진다는 것을. 그래서 바이오리듬이 떨어지는 날도, 처지고 우울한 날도, 대단한 성과를 못 내는 날에도 걷는데 의미를 둔다. 일상의 작은 것들을 흩트리지 않고 해내다보면 조금씩 큰 일도 해내게 된다. 알밤이도 결국 누군가의 말이 아닌 자신의 경험을 통해 몸을 돌보게 될 것이다. 한 걸음 걷고 뛰고 움직이는 것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나나 잘하자. 내 앞에 닥친 미션을 잘 해내고 다음 스텝을 밟는 것.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을 때는 가지고 싶은 몇 개만 선택해야 한다. 나는 건강한 몸으로 글쓰고 그림그리며 하루를 즐기며 살 거다. 그렇게 선택했다.
우울이 입을 벌리고 나를 기다렸던 어제 처음으로 아파트 한 바퀴를 멈추지 않고 뛰었다. 1킬로 정도 되었을 것 같다. 한 바퀴가 가능해졌다. 나의 한계가 조금 더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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