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설탕
토마토와 설탕이 영양학적으로 최악의 궁합이라는 걸 안 뒤로 나는 절대 섞어 먹지 않는다. 알밤양, 밤톨군이 크는 동안 내 손으로 설탕을 뿌려준 적이 한 번도 없다.
왜냐고? 설탕이 녹으며 토마토 즙과 섞여 찐 달달 해진 환상적인 과즙 맛을 보면 토마토 본연의 맛을 좋아할 수 없으니까. 치명적인 달콤함을 어느 누가 거부할 수 있으랴! 평생 입맛 습관은 어릴 때 완성된다는데 포기할 수 없다.
남편은 어릴 때 시어머니가 해준 그 달콤한 맛에 길들여져서 토마토는 무조건 버무려야 한다. 영양 정도는 가뿐히 포기한다. 한 번은 괜찮다고? 한 번이 아니니까 먹을 때마다 버무리니까 문제지!
입맛을 선택하기엔 아이들의 수십 년이 너무 아까워서 설탕 뿌린 토마토를 먹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입맛을 선택하기에 토마토의 영양이 너무 아깝다. 토마토의 붉은색을 만드는 '라이코펜'은 활성 산소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노화나 암 예방에도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토마토는 혈관을 튼튼하게 한다.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익히면 영양분인 라이코펜 흡수가 더 잘 된다고 한다. 달콤함에 넘어갈 뻔 한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다행히 아이들은 토마토만 잘라줘도 잘 먹게 되었다
아이들이야 좋으나 싫으나 내 밥상에 적응하며 크고 있으니 컨트롤이 되는데 남편이 살아온 문화까지 나한테 맞추라고 강요할 순 없다. 그래서 울 집에서 설탕 범벅 토마토는 남편만 허용한다.
몇 십 년 함께 먹으면서 서로 입맛이 닮아지는 것, 그게 바로 그 집만의 문화가 된다. 알밤토리는 어른이 되어서 저도 모르게 싱거운 토마토를 잘라서 오물오물 맛있게 먹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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