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번째 운동 멘토

우리 동네 숨은 고수

by 연은미 작가


007 copy.jpg 신발끈을 당겨 묶고 뛰자!




내 첫 번째 운동 멘토가 <걷는 사람, 하정우>라면 두 번째는 최숙이 선생님이다. 최숙이 선생님은 10년 넘은 내 단골 미용실 원장님이다. 어제 염색을 하러 두 달 만에 갔다. 여전히 선생님의 몸매는 짱짱하고 탄력 있다. 최숙이 미용실이 단골이 된 이유는 단 세 가지. 가성비 좋고 마음에 들게 자르고 만나면 삶에 자극을 팍팍 준다.


"샘님은 어쩜 그렇게 몸매가 예쁠 수 있어요?"

"매일 운동을 하니까. 에어로빅 한지 20년이 넘었고 주말마다 중앙공원 5킬로씩 마라톤 뛰어."

그뿐인가 수시로 골프도 치신다. 얼마 전엔 해외로 골프여행도 다녀오셨다. 젊을 때 둘째를 낳고 살이 찌기 시작하면서 건강이 나빠진다고 느낀 후 운동을 시작하셨는데 그 운동은 30년 너머 선생님의 매일 루틴이 되었다. 아침에 무조건 에어로빅을 하거나 공원이라도 뛰고 샵으로 출근하신다. 샘님의 나이는 무려 60이다. 큰 아드님이 결혼해 손주도 둘이나 있다. 내가 보기에 40대까지도 보인다. 허리는 24인치, 뱃살이 하나도 없다. 탄탄한 몸매만 보면 아가씨 같다. 근력도, 체력도, 몸매도 나보다 훨씬 좋다.


머리를 말아주는 선생님한테 물은 적이 있다.

"샘님, 하루종일 서서 일하시려면 안 힘드세요?"

"하나도 안 힘들어. 미용한 지 35년이 넘었는데 지금까지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

"주위 아는 원장들은 힘들어 죽으려고 하는데 난 쌩쌩해. 힘든 걸 모르겠어"

너무 놀랐다. 난 지하철에서 조금만 서서 가도 다리가 아픈데. 서서 일하는 직업은 대부분 다리가 붓고 힘들어하지 않나.

비결은 딴 게 없었다. 젊었을 때부터 꾸준히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 덕분이었다. 수십 년 운동으로 다져진 몸은 단단하고 힘이 있다. 직업군이 미용 쪽이라 옷도 센스 있게 입고 탄탄한 몸이라 옷맵시도 좋고 피부관리도 꾸준히 받는다.


"선생님, 모델하셔도 너무 멋지고 어울릴 것 같아요."

"젊을 때부터 모델하라는 얘기 많이 들었는데 어디에 집중받고 드러내는 거 안 좋아해서 안 했어. "

"왜요? "

진짜, 지금 시니어 모델해도 늠 인기 있을 것 같은데.

"튀는 거 싫어. 그냥 내 힘으로 돈 벌 수 있어서 만족해. 퇴직제한 없이 일하고 여행도 다니고 가족들 사주고 싶은 거 선물도 하고 운동하면서 활력 있게 사는 게 좋아."

반한 눈빛으로 내가 말했다.

"선생님은 제야에 묻힌 숨은 고수 같아요."

캬하하하하.

선생님이 아줌마 웃음을 터트린다.

진심이다. 잊고 있다가 한 번씩 미용실에 오면 운동 멘토, 인생 멘토가 이렇게 가까이 있음에 감사하다.


체력은 성실히 내 몸을 움직인 만큼 만들어진다는 것, 건강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좋아지는 게 아니라는 것. 체력이 좋아지면 삶에 자신감이 높아진다는 것을 최숙이 원장님을 보면서 배운다.


최숙이 선생님은 며느리랑 사이도 너무 좋다. 머리 하러 온 어느 날 며느리한테 전화가 왔다.

"어, 아가~~"

어맛, 며느리보고 아가라니! 늠 달콤하잖아!

"꺅, 샘님, 며느리를 아가라고 불러요?"

"응. 너무 이쁘잖아. 며느리도 날 엄마라 부르고, 내가 딸이 없어서 너무 이쁘고 좋아. 같이 쇼핑도 하고"

선생님은 남들 말하는 무늬만 딸이 아니라 진짜 딸과 엄마처럼 잘 지낸다.

이모필 나는 시어머니가 기념일 때 며느리한테 용돈을 척척 주고 그렇다고 착 붙지 않고 거리를 유지하며 자신의 삶에 충실하며 즐기시니 선생님 며느리는 너무 행복하겠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평생 그림 그리는 할머니, 손주들에게 용돈 척척 주면서 그림 가르쳐주는 할머니, 작은 아이를 앞에 앉히고 동화책을 사랑스럽게 읽어주는 할머니가 되는 게 꿈이다. 꿈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최숙이 선생님처럼 이모같이 예쁜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삶을 풍성하게 하는 밑거름은 돈도 명예도 아닌 건강임을 다시 한번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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