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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ye Lee Aug 19. 2021

누구나 힘들고 괴롭고 아프다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


 오늘 86차 항암 중인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분의 강조점은 '지금 이 순간, 사랑하라!'는 것이었다. 죽음을 앞에 두고 1분 1초도 붙잡고 싶었을 그분 앞에서 내가 말했던 오늘을 사는 것은 굉장히 여유 있는 사람의 태도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죽음 앞에 자유로운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나는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모른다.

나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나는 왜 내가 존재하는지

내가 어떤 소용이 있는지도 모른다.

단 하나 확실한 것은, 내가 곧 죽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가장 모르고 있는 것은 바로 그 죽음이다.

- 도스토예프스키





 단 하나 확실한 것이 죽을 거라는 사실이라고 말한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처럼 현재 숨을 쉬고 있는 지금의 우리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 죽음을 맞이하게 될 테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어느 먼 미래 어디쯤이라고만 막연하게 생각하고 산다. 내가 죽고 싶어 죽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당신이 죽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는 것은 얼마나 큰 충격과 혼돈을 줄 것인가.



 일본에서의 삶이 너무 고되고 무료하고  자신이 무능력하게 느껴지는 가운데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나의 길을 가야겠다 하고 겨우 일어서게   나의 비책이 '오늘을 살자'였는데 시한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오늘 너무  단위의 시간이었음을 게 되었다.



 오늘 아침, 책상 밑의 먼지를 쓸다가 느꼈다. 내가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나를 괴롭히는 가장 어려운 점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지금도 무언가를 하고 있어. 남편을 사랑하고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일이 허드렛일처럼 여겨지고 누구나 하는 당연한 일이라 여길 수 있지만 봐, 난 지금 몸을 웅크리고 책상 밑으로 기어 들어와 가족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나의 손으로 먼지를 치우고 있어.  이건 위대한 일이야. 이건 내 손과 발과 눈과 정신이 멀쩡해야 할 수 있는 일이야. 이렇게 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하루를 귀하게 산다는 것, 아니 지금을 귀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바라보고 허공을 향해 시간을 버리지 말고, 작고 하찮아보일 수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그것에 감사함으로 살아감의 기쁨을 누리는 것.



삶은 고해다.

이것은 삶의 진리 가운데서 가장 위대한 진리다.

- M. 스캇 펙



 길 가다 아무나 잡고 물어봐라. 힘들지 않은 사람이 있는지. 사람은 다 힘들다. 아주 작은 이유부터 형용할 수 없는 커다란 이유로 괴롭고 아프고 힘들다. 누군가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 다른 이에게는 굉장한 고통일 수 있다. 그 모습은 각각 다르지만 그 무게는 같다. ‘지금 이 순간l을 소중히 여기며 사는 것. 그것만이 지금부터 내가 할 일이다.




#지금이순간 #삶과죽음에대한고찰 #누구나힘들다 #삶은고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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