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메이커이며 화려한 스타일의 그분들에게 드리는 메시지
자 오늘은 #7장난스러운 리더, #8 다채로운 리더, 두 기질의 리더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장난스러운 리더는 위험을 감수하고 한계를 테스트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불편한 규칙이 있다면 실험적으로 변화해 보거나 변칙을 쓰는 행위를 하곤 합니다. 이로 인해 발생될 위험에는 별로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행동의 장기적인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질서하고 성급하며 예측가능한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이는 주변 동료들과 부하직원에게 불안감을 조성합니다.
자신이 가진 매력을 사용하여 다른 사람을 조종하고,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해 거의 후회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자신의 능력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오히려 설득력 있고 흥미로운 존재로 인식될 것이라 생각하는 편입니다. 남들에게는 성실하지 않거나, 믿음을 주기 힘든 사람으로, 즉 기만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사례 5의 #느긋한 기질의 허영범 상무를 다시 불러볼까요? 허상무는 직원들에게 장난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농담도 좋아했지요. 직원들은 허상무가 가끔씩 툭툭 내뱉는 농담에 당황할 때가 많았습니다. 장난과 농담이 분위기를 좋게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평소에 본인이 직원들보다 스마트하고 전략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본인도 모르게 그런 말이 툭툭 나와버렸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이 장난이려니, 친하니까 그렇게 생각하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습니다.
허상무의 이런 짓궂은 행동은 다양하게 나타났습니다.
허상무는 국내 최고 대학이라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는데요. 그래서 서울대 출신의 직원을 공공연하게 챙기거나, 오히려 더 면박을 줬습니다. 서울대 출신 직원들을 모아놓고 밥을 사주면서 '우리는 이 회사에서 너무 잘 나가면 시기를 받을 것이니 조심하자!' 혹은 내성적인 성향의 팀장을 불러놓고 1:1 면담을 하면서 '김팀장은 내가 아는 서울대 출신 중에 가장 역량이 떨어져. 좀 자신 있게 추진할 수 없나? 서울대 타이틀이 아깝구먼!' 이라고요. 서울대 아니면 다 무시하는 리더라는 별명까지 붙은 정도였죠.
그뿐 아니라, 허상무는 본인의 대학원 논문을 쓰면서 석사출신 구성원 한두 명에게 도움을 구했습니다. 그러다가 본인이 너무 바쁘다며 일정 부분을 대신 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직원들은 높은 상사의 지시를 거부할 수가 없었죠. 팀장들도 자기 팀원이 차출되어 개인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좋지 않았지만, 팀에 불이익이 갈까 봐, 한 번만 눈 감고 잘 해 드리라고 했죠.
조직 내에 여러 루머와 불만이 쌓여갔지만, 허영범 상무는 알지도 못했고, 알려하지도 않았습니다. 주변에는 허상무의 귀에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측근만 있었고, 허상무는 자신과 같이 높은 레벨의 상사가 이 정도 요청을 하는 것은 오히려 그 직원에게 수혜라고 생각하는 타입이었습니다.
외향적이고 사회적으로 자신감 있고 매력적입니다. 에너지와 열정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합니다. 관심을 끌고 싶어 하며, 대화를 지배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 이야기를 하는 편이죠.
활기차고 호기심이 많으며 아이디어 지향적입니다. 그러나 또한 쉽게 지루해지고 산만하고 지속적인 자극을 필요로 합니다.
표현력이 뛰어나고 재미있고 역동적이고 스포트라이트를 즐긴다. 자신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극적인 언행을 사용합니다. 자기 흡수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E전자의 글로벌 마케팅 리더로 화려하게 부임한 이희영 부사장은 그야말로 스타였습니다. 15년 전 E전자의 로고 및 브랜드 심벌, 각종 비주얼디자인을 총 디렉팅 했고, 그야말로 E전자를 고급스럽고 세련된 하이앤드 첨단 전자회사로 자리매김하는데 충분했습니다. 그녀는 E전자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미국 글로벌 패션 기업의 마케팅 헤드로 이직하여 글로벌 기업에서도 인정받는 엄청난 커리어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녀는 다시 15년 만에 E전자의 글로벌 마케팅 부사장으로 영입이 되었습니다. 국내 및 해외 경쟁사에 밀려 입지가 작아지고 브랜드 가치가 줄어든 E전자가 회심의 카드로 그녀를 재영입한 것이죠. 다시 E전자의 고급스러운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주길 기대해서죠.
하지만 그녀의 복귀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녀의 화려한 스타일, 자신을 앞세우는 태도, 부하직원들을 자신의 시녀 부리듯 대하는 모습에 거부감을 느꼈죠. 10여 년 전 퇴사하고 외국계 회사로 이직할 때에도 내부 구성원들에게 대하는 이런 태도 때문에 내부에서 말도 많았고, 특히 법인카드로 자신의 각종 사교모임을 위해 사용하고 이 과정에서 윤리적 이슈가 발생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컴백을 주도한 회사의 결정에 직원들은 적지 않게 실망했습니다. 그녀가 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예전의 안 좋은 기억들로 그녀가 제대로 큰 조직을 리딩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죠.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부임 후, 크리에이터 디렉터 출신 마케팅 리더답게 화려한 스타일로 회사에 등장했죠. 회사가 아니라 런웨이 같았습니다. 스타일 화려한 리더? 그것까지는 좋았어요.
그녀는 본인을 마케팅 Diva라고 소개하며, 스스로를 홍보했습니다. 한 달여 뒤에 글로벌 마케팅 Summit을 한국 서울에서 주최했고, 글로벌 법인에서 마케팅 헤드들이 모두 모여 전략을 논의하고 팀워크를 다지는 행사를 했죠. 이 모임에서 그녀는 한껏 화려한 화장과 의상과 함께 모두를 압도하는 멋진 스피치를 했습니다. 역시 Diva라고 스스로를 부를 만큼의 멋진 경력과 언변이었죠. 문제는 뒤풀이에 그녀는 자신의 친구들이 근처에 있다면서 초대하겠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오랜 Diva 친구들이라고 하면서, 외국계 회사 시절에 만났던 마케팅 여성 리더들 서너 명을 Summit의 뒤풀이 자리에 초대했습니다. 그 친구들 역시 아주 화려하고 활발한 스타일이었죠.
이희영 부사장은 뒤풀이 파티에서 따로 방을 잡고 그 친구들과 함께 술과 춤을 즐겼죠. 물론 Summit 행사이니 회사 비용이겠지요. 직원들은 그녀가 다시 15년 전의 부적절한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