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이코치 Nov 28. 2023

위험기질: #3 조심스러운 #4 내성적인

내향적 성향의 완벽주의자라면, 두 가지 조합의 완벽한 믹스...!

우리는 Hogan Development Survey(HDS)에서 정의한 11가지 리더의 위험기질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11가지 기질을 면면이 살펴보면 이상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기질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성향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세 번째로 설명할 "조심스러운 리더"역시 성격 상 매우 꼼꼼하고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스타일의 신중한 리더를 의미합니다.


예상하셨듯이, 평소 상황에서는 이러한 성격들은 일반적인 행동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리스크로 인식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격이 위험요소로 바뀌며, 대인관계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요. 리더가 보통 스트레스를 받을 때 가장 자주 나타납니다.


위험요소가 된 기질은 정상적인 업무 관계를 방해하고 생산성을 저해하고, 더 나아가 커리어의 잠재력을 제한제한할 수 있습니다.  성격에 깊이 뿌리 박힌 기질적 위험성은 개인의 리더십 스타일과 행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문제 행동 패턴이 조기에 발견되고, 리더가 이에 대한 개선의지가 있다면, 이는 변화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각 기질은 실제로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심스러운 리더가 강점으로 이런 기질을 활용한다면 얼마나 꼼꼼하고 완벽하며 아웃풋의 결과가 신뢰도가 높겠습니까?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이, 리더가 피곤하거나, 압박을 받거나, 지루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주의가 산만해지면 이러한 위험 요소는

효율성을 저해하고 고객 및 동료와의 관계를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위험기질은 리더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근본적인 요소를 파악하고 문제행동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조심스러운' &  '내성적인' 기질에 대해 알아봅시다.




#3 Cautious 조심스러운 리더


Cautious 기질은 위험 회피, 실패에 대한 두려움 및 비판 회피에 관한 것입니다. 최대한 안전하고 보장된 길을 선택하고자 합니다. 업종과 비즈니스모델 자체가 현상 유지적인, 위험을 최소화해야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매우 적합한 리더의 기질일 것입니다. 그런데 당신이 리딩하는 비즈니스가 빠르게 변화하고 경쟁이 치열하고 빠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면, 이러한 기질은 위험기질로 작용할 것입니다.


조심스러운 기질을 가진 리더는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은 행동패턴을 가집니다.


AVOIDANT 회피 성향의

어려운 상황과 향후 있을 수 있는 당혹스러움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사람과 상황을 피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냉담하고, 억제되고, 무관심해 보일 수 있습니다.


FEARFUL 두려워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독립적으로 행동하거나 결정을 내리는 것을 꺼립니다. 독창적이지 않거나, 지나치게 타인에게 의존하는 것 같습니다.


UNASSERTIVE 단호하지 않은

단호하게 행동하기를 꺼립니다. 우유부단하고 행동이 느린 경향이 있습니다. 협조적이지만 지나치게 순응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사례 3: 스타트업 신임 김호석 CEO


잘 나가는 글로벌 컨설팅사의 파트너 컨설턴트였던 김호석 대표파트너는 IT/Tech 쪽의 성공적인 컨설팅 경력을 배경으로 금융 Tech 스타트업의 CEO로 영입되었습니다. 금융 Tech 스타트업은 많은 성장성을 가진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회사였고, 이미 재무적 투자사 두 곳에서 2025년 상장을 목표로 1조의 투자금이 투자된 상황입니다. 김호석 CEO는 이미 높은 성장성을 보였던 스타트업의 성장세가 올해 들어 악화되고 있어,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재무적 투자사는 다양한 컨설팅 경험이 있는 김호석 CEO가 새로운 사업전략을 제시하고 성장세를 이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CEO는 경쟁사의 빠르게 변화하는 전략에 따라 자체 전략을 수정하고 실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 회사의 리더들이 제시하는 전략이 불완전하고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실장과 팀장들이 전략 안을 제시할 때마다 완벽한 시나리오를 요구했고, 다양한 옵션을 검토했습니다. 그 기획안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A를 실행하면 B에 영향이 있고, C와의 연관성도 검토해야 했습니다. 

기획안을 볼 때마다 전략적인 질문을 하며 충분히 대답을 리더들이 해오는지 듣고 결정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결정이 잘 되지 않으면, 멘토나 선배, 지인 등 믿을 만한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의사결정의 기한이 임박해서까지 장고를 거듭하다가 결국은 기존에 제안한 안대로 승인하면서 '~~ 상무님이 잘 알아서 해주시리라 믿습니다'라고 언급했지요. 최종 결정은 자신이 아니라 상무님이 하신 거지요 라는 뉘앙스의.

직원들은 컨설턴트 출신의 김CEO 가 기획안 발표 시 던지는 촌철살인 같은 각종 질문에 완벽한 답을 준비해야 했고, 그 준비가 부족하면, 다시 보고서를 준비해서 다음 주 혹은 다다음주에 보고 미팅을 잡아야 했습니다. 실무진들이 아무리 빨리 준비를 해서 보고 안을 올려도 경영진레벨에서 의사결정이 딜레이 되는 것이 한두 달이었고, 빠르게 변화하는 경쟁사의 변화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실행이 느린 것도 느린 것이지만, 거의 완벽하게 리스크와 대처방안이 준비된 안이 아니면 승인되기가 어려웠기에 혁신적인 전략의 실행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 회사가 강점으로 가지고 있었던 어르신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었던 손쉬운 UX/UI는 더 이상의 혁신을 이루어내지 못하고 기존 단계에 머무르는 동안, 경쟁사들은 이를 벤치마킹해서 빠르게 따라잡았습니다. 경쟁사와의 차별적 가치를 만드는 액션이 없는 상황에서 성장성은 둔화되고, 혁신이 아닌 경품과 이벤트로 유저를 끌어오는 출혈성 마케팅으로 겨우겨우 성장세를 유지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4 Reserved 내성적인 리더


내성적인 기질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말이 없고 혼자 있기를 선호합니다. 대인관계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언뜻 남들이 보기엔 거칠고, 냉담하고, 거리감이 느껴져 보입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시니어 포지션의 리더일수록 조직 내 정치력, 네트워킹, 영향력 발휘가 중요합니다. 조직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조직을 리딩하기 어렵죠. 내성적인 리더는 분명 장점이 있지만 조직이 복잡해지고 커질수록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성적인 리더의 주요 특징을 살펴봅시다.


INTROVERTED 내성적인         

개인적인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혼자 일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위축되어 보이기도 합니다. 쉽게 남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처럼 느껴지며, 가끔씩 에너지가 부족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UNSOCIAL 비사회적인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친밀한 관계를 매우 제한적으로 만듭니다. 다른 사람들과 동떨어져서 지내고, 다른 이들에게 냉담한 것처럼 보입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불만도 있어 보입니다.      


TOUGH 강인한           

다른 사람의 감정과 문제에 무관심하며, 사람보다는 업무에 집중합니다. 감정적으로 차갑거나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해 보일 수 있습니다.



사례 4: 국내 IT기업에 새로 부임한 김경희 인사 상무


글로벌 IT기업에서의 20여 년간 경력을 기반으로 국내 대기업 계열의 IT기업 인사담당 상무로 새로 조인한 김경희 상무는 자신의 글로벌 인사 경력에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경험하고 직접 성공시켰던 글로벌 HR 프로그램들을 국내기업에 도입하여 HR의 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지고 선진적인 인재관리 시스템을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김경희 상무가 경험했던 글로벌회사의 조직문화와 국내기업의 그것은 180도 달랐습니다. 직무전문성을 가지고 본사 HR 임원들과 네트워킹을 수월히 해왔던 김상무는 국내기업에 조인하자마자 2~3개월은 회사 CEO 및 경영진들과의 각종 식사와 술자리, 골프모임으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워낙 업무를 마치고 개인의 시간을 즐기며 재충전을 하던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터라, 새로운 조직에의 적응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기업에 조인하기로 결정한 이상, 이 정도는 이미 감내하기로 한 수준이었고, 잘해나가고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회사 동료 임원들과의 네트워킹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지만, 관계사와 본사의 임원들까지 네트워킹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업무적으로 일이 진행되어야 하면 당연히 그 어느 누구와도 전화 및 회의를 주재하며 일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나 봅니다. 부임 후 8개월 여가 지나자 자신을 영입했던 본사 이본부장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 이본부장: 김상무. 내가 요즘 그 회사 돌아가는 사정을 파악을 못하겠어. 가끔 업데이트도 해주고 그래야지.
- 김상무: 네? 제가 주요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본사에 메일 보고도 드리고, 세부사항은 팀장들 시켜서 별도 보고 드렸는데요.
- 이본부장: 아니. 내가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니잖아요. 
- 김상무: 제가 어떤 식으로 보고를 드리면 될까요? 정기적으로 보고서를 드릴까요? 직접 찾아가서 설명드릴까요?
- 이본부장: 벌써 8개월 차나 되었으면 이제 파악을 해야지. 아직도 헤매고 있으면 되나? 이제부터는 본인의 역량에 달린 문제예요.


김상무는 혼란스러웠습니다.  이전 외국계 기업에서는 본사 임원에게 분기별로 리포트 보고를 했고, 매년 1회 한국으로 본사리더가 오거나, 김상무가 본사로 가서 1:1로 미팅을 하고 팀 회식을 했습니다.  한국 대기업의 본사와 계열사의 리포트 체계는 다른 것인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본인이 생각한 방식대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왔는데, 이본부장의 통화는 스스로를  졸지에 불통의 아이콘처럼 느껴지게 만들었습니다.

곧 김경희 상무는 알게 되었습니다. 이 국내 대기업의 임원들은 서로 매우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공채 동기로 이루어진 내부 승진 임원들은 서로서로를 너무 잘 알고 밀어주고 끌어주는 관계였습니다. 수시로 관계사와 본사의 동기 임원들과 커피, 담배, 술, 골프모임을 하며 매우 깊은 정보교류도 했지요.

여자인 데다, 외부에서 조인한 김상무는 그들의 이너서클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매우 적극적으로 네트워킹을 해야 했습니다. 수시로 점심 저녁약속을 만들고 주말에도 계속 골프모임에 참여해야 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본사에 들려 얼굴도장도 찍고 식사대접도 해야 했지요. 업무상 미팅을 하고 필요하면 같이 식사하는 것은 괜찮았지만, 단지 '친분'을 쌓기 위해 적극적으로 영업하 듯 대인관계를 하는 것은 그녀의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이 업무를 원활히 하는데 필수적인 부분이고, 그 때문에 이 회사의 임원으로서의 입지가 약화되어야 한다 해도, 김경희 상무는 그렇게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대인관계와 네트워킹을 요구하는 상황이 너무 불편했고, 그렇게까지 해서 이 회사를 다니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기질은 나의 자연적인 성향인가? 아니면 사회생활 혹은 직업적 특성의 영향으로 길러진 성향인가? 성향 자체는 행동과 달리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만, 장기간의 사회화 과정을 거쳐 성향이 변화되기도 합니다. 


조심스러운 리더의 사례에 등장하는 김 CEO는 본래 조심스럽고 뭐든지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성향의 기질을 가진 사람이었을 수도, 혹은 원래는 그렇지 않았는데 10여 년간의 컨설턴트 생활을 통해 완벽한 전략의 검증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된 것인지 명확히 알 수는 없겠지요.


내성적인 리더의 김상무는, 사실 기존의 직장에서는 전혀 내성적이라고 생각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기업의 낯선 조직문화는 김상무를 내성적으로 변하게 했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업무방식조차 너무 달랐기 때문에, 그녀의 업무방식은 매우 소극적인 것으로 비쳤을 수 있습니다.

 

선천적인 타고난 성향이던, 후천적인 환경적 성향이던, 모두 리더의 행동에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그것이 과다해지면 문제행동이 되는 것이지요. 경험상 선천적인 성향은 더욱 강하게 발현되고 변화되기 어렵습니다. 반면 후천적으로 개발된 성향은 좀 더 용이하게 변화될 수 있습니다. 나의 기질이 선천적인지, 혹은 사회화 과정에서 생겨한 후천적 기질인지 파악해 보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이전 05화 위험기질: #1 열정적인  #2 회의적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