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적 성향의 완벽주의자라면, 두 가지 조합의 완벽한 믹스...!
어려운 상황과 향후 있을 수 있는 당혹스러움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사람과 상황을 피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냉담하고, 억제되고, 무관심해 보일 수 있습니다.
실수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독립적으로 행동하거나 결정을 내리는 것을 꺼립니다. 독창적이지 않거나, 지나치게 타인에게 의존하는 것 같습니다.
단호하게 행동하기를 꺼립니다. 우유부단하고 행동이 느린 경향이 있습니다. 협조적이지만 지나치게 순응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잘 나가는 글로벌 컨설팅사의 파트너 컨설턴트였던 김호석 대표파트너는 IT/Tech 쪽의 성공적인 컨설팅 경력을 배경으로 금융 Tech 스타트업의 CEO로 영입되었습니다. 금융 Tech 스타트업은 많은 성장성을 가진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회사였고, 이미 재무적 투자사 두 곳에서 2025년 상장을 목표로 1조의 투자금이 투자된 상황입니다. 김호석 CEO는 이미 높은 성장성을 보였던 스타트업의 성장세가 올해 들어 악화되고 있어,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재무적 투자사는 다양한 컨설팅 경험이 있는 김호석 CEO가 새로운 사업전략을 제시하고 성장세를 이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CEO는 경쟁사의 빠르게 변화하는 전략에 따라 자체 전략을 수정하고 실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 회사의 리더들이 제시하는 전략이 불완전하고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실장과 팀장들이 전략 안을 제시할 때마다 완벽한 시나리오를 요구했고, 다양한 옵션을 검토했습니다. 그 기획안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A를 실행하면 B에 영향이 있고, C와의 연관성도 검토해야 했습니다.
기획안을 볼 때마다 전략적인 질문을 하며 충분히 대답을 리더들이 해오는지 듣고 결정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결정이 잘 되지 않으면, 멘토나 선배, 지인 등 믿을 만한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의사결정의 기한이 임박해서까지 장고를 거듭하다가 결국은 기존에 제안한 안대로 승인하면서 '~~ 상무님이 잘 알아서 해주시리라 믿습니다'라고 언급했지요. 최종 결정은 자신이 아니라 상무님이 하신 거지요 라는 뉘앙스의.
직원들은 컨설턴트 출신의 김CEO 가 기획안 발표 시 던지는 촌철살인 같은 각종 질문에 완벽한 답을 준비해야 했고, 그 준비가 부족하면, 다시 보고서를 준비해서 다음 주 혹은 다다음주에 보고 미팅을 잡아야 했습니다. 실무진들이 아무리 빨리 준비를 해서 보고 안을 올려도 경영진레벨에서 의사결정이 딜레이 되는 것이 한두 달이었고, 빠르게 변화하는 경쟁사의 변화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실행이 느린 것도 느린 것이지만, 거의 완벽하게 리스크와 대처방안이 준비된 안이 아니면 승인되기가 어려웠기에 혁신적인 전략의 실행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 회사가 강점으로 가지고 있었던 어르신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었던 손쉬운 UX/UI는 더 이상의 혁신을 이루어내지 못하고 기존 단계에 머무르는 동안, 경쟁사들은 이를 벤치마킹해서 빠르게 따라잡았습니다. 경쟁사와의 차별적 가치를 만드는 액션이 없는 상황에서 성장성은 둔화되고, 혁신이 아닌 경품과 이벤트로 유저를 끌어오는 출혈성 마케팅으로 겨우겨우 성장세를 유지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내성적인 기질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말이 없고 혼자 있기를 선호합니다. 대인관계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언뜻 남들이 보기엔 거칠고, 냉담하고, 거리감이 느껴져 보입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시니어 포지션의 리더일수록 조직 내 정치력, 네트워킹, 영향력 발휘가 중요합니다. 조직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조직을 리딩하기 어렵죠. 내성적인 리더는 분명 장점이 있지만 조직이 복잡해지고 커질수록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성적인 리더의 주요 특징을 살펴봅시다.
개인적인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혼자 일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위축되어 보이기도 합니다. 쉽게 남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처럼 느껴지며, 가끔씩 에너지가 부족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친밀한 관계를 매우 제한적으로 만듭니다. 다른 사람들과 동떨어져서 지내고, 다른 이들에게 냉담한 것처럼 보입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불만도 있어 보입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과 문제에 무관심하며, 사람보다는 업무에 집중합니다. 감정적으로 차갑거나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해 보일 수 있습니다.
글로벌 IT기업에서의 20여 년간 경력을 기반으로 국내 대기업 계열의 IT기업 인사담당 상무로 새로 조인한 김경희 상무는 자신의 글로벌 인사 경력에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경험하고 직접 성공시켰던 글로벌 HR 프로그램들을 국내기업에 도입하여 HR의 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지고 선진적인 인재관리 시스템을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김경희 상무가 경험했던 글로벌회사의 조직문화와 국내기업의 그것은 180도 달랐습니다. 직무전문성을 가지고 본사 HR 임원들과 네트워킹을 수월히 해왔던 김상무는 국내기업에 조인하자마자 2~3개월은 회사 CEO 및 경영진들과의 각종 식사와 술자리, 골프모임으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워낙 업무를 마치고 개인의 시간을 즐기며 재충전을 하던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터라, 새로운 조직에의 적응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기업에 조인하기로 결정한 이상, 이 정도는 이미 감내하기로 한 수준이었고, 잘해나가고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회사 동료 임원들과의 네트워킹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지만, 관계사와 본사의 임원들까지 네트워킹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업무적으로 일이 진행되어야 하면 당연히 그 어느 누구와도 전화 및 회의를 주재하며 일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나 봅니다. 부임 후 8개월 여가 지나자 자신을 영입했던 본사 이본부장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 이본부장: 김상무. 내가 요즘 그 회사 돌아가는 사정을 파악을 못하겠어. 가끔 업데이트도 해주고 그래야지.
- 김상무: 네? 제가 주요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본사에 메일 보고도 드리고, 세부사항은 팀장들 시켜서 별도 보고 드렸는데요.
- 이본부장: 아니. 내가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니잖아요.
- 김상무: 제가 어떤 식으로 보고를 드리면 될까요? 정기적으로 보고서를 드릴까요? 직접 찾아가서 설명드릴까요?
- 이본부장: 벌써 8개월 차나 되었으면 이제 파악을 해야지. 아직도 헤매고 있으면 되나? 이제부터는 본인의 역량에 달린 문제예요.
김상무는 혼란스러웠습니다. 이전 외국계 기업에서는 본사 임원에게 분기별로 리포트 보고를 했고, 매년 1회 한국으로 본사리더가 오거나, 김상무가 본사로 가서 1:1로 미팅을 하고 팀 회식을 했습니다. 한국 대기업의 본사와 계열사의 리포트 체계는 다른 것인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본인이 생각한 방식대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왔는데, 이본부장의 통화는 스스로를 졸지에 불통의 아이콘처럼 느껴지게 만들었습니다.
곧 김경희 상무는 알게 되었습니다. 이 국내 대기업의 임원들은 서로 매우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공채 동기로 이루어진 내부 승진 임원들은 서로서로를 너무 잘 알고 밀어주고 끌어주는 관계였습니다. 수시로 관계사와 본사의 동기 임원들과 커피, 담배, 술, 골프모임을 하며 매우 깊은 정보교류도 했지요.
여자인 데다, 외부에서 조인한 김상무는 그들의 이너서클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매우 적극적으로 네트워킹을 해야 했습니다. 수시로 점심 저녁약속을 만들고 주말에도 계속 골프모임에 참여해야 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본사에 들려 얼굴도장도 찍고 식사대접도 해야 했지요. 업무상 미팅을 하고 필요하면 같이 식사하는 것은 괜찮았지만, 단지 '친분'을 쌓기 위해 적극적으로 영업하 듯 대인관계를 하는 것은 그녀의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이 업무를 원활히 하는데 필수적인 부분이고, 그 때문에 이 회사의 임원으로서의 입지가 약화되어야 한다 해도, 김경희 상무는 그렇게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대인관계와 네트워킹을 요구하는 상황이 너무 불편했고, 그렇게까지 해서 이 회사를 다니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