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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플러 Miyoung Oct 09. 2023

신과 나누는 대화

책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이다. 며칠째 새벽 수련을 하고 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맞은편, 리탐빌에서다. 10월 19일부터 마이클 버나드 백위스님이 한국에서 7일간 끌어당김, 깨어남에 대한 강연과 수업, 워크샵 등을 하게 되었다. 큰 행사에 진행자로 참여하게되어 준비를 위해 수련을 하게 되었다. 진행자들이 깨어있어야 손님들을 더 잘 도와줄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 말이 맞다. 덕분에 수련을 하게 되고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으니 말이다. 혼자 명상을 한다고 했는데, 역시 함께하는 힘과는 비할 바 못되는 듯하다. 리탐빌의 특성 상 먼저 절운동(리나 라고 부른다)을 하고, 명상을 하게 된다. 명상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이번에 수련장에서 하는 건 소리명상이라는 것이었다. 2년 전 제주도 명상 여행을 다녀 온 적이있다. 그 당시 했던 프로그램과 조금 다르나 비슷한 면도 있어 신선하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했다.

1번 차크라에서 소리를 만들어 7번 차크라까지 올라가 몸을 관통하는 소리를 내는 것이다. 처음에는 고요히 시작한다. 아~ , 준비단계이고 각 차크라를 소리에 집중하는 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과정은 음악을 배경으로 깔린 상태에서 하는데 볼륨을 갈수록 점점 커진다. 그에따라 우리가 내는 소리도 더 커지고 곧바로 어느 순간부터는 온 힘을 다해 소리를 뽑아내는 것이다. 가슴과 명치를 치면서 몸과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분노와 화와 몸 속 감정을 내뿜는 것이다. 첫날의 어색함이 아직도 생각난다. 나는 더이상 쏟아낼 분노가 있기는 한 걸까 생각했다. 그러나 말거나 주문하는대로 소리를 내었는데, 내 소리가 몸속 어딘가에 막혀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며칠 수련 후 오늘이 4일차.

명상을 하는데 그 느낌이 달랐다. 나는 결국 성공할 수 밖에 없었다. 세상은 아름다웠다. 내 몸을 통과하는 황금 불빛이 온 세상과 우주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나를 지키고 타인과 이 세상을 지키는 기분이 이런 것이하는 걸 느꼈다. 그저 모든게 자연스레 되는 현상


그런데 그 이전에 신에게 모든 원망을 쏟아내고 질문했다. 왜 나는 그래야 하나요? 왜요 왜?

신이 답을 하기를 그게 너의 운명이다, 그러나 너는 잘 헤쳐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라고 한다.

나는 나의 힘든 인생을 되돌아 보고 있었다. 무의식 저 밑에 넣어두었던 사건들이 하나둘씩 수면위로 올라왔다. 그때 알았다. 내가 얼마나 외면하고 있었는지. 나는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오만이었나보다.

미래를 질문해 보기도 했다. 그랬더니 친절히 나의 미래를 보여준다. 역시 과거보다 미래가 환해보인다. 


한 번도 제대로 직면하지 못했던 사건들과 명확한 미래. 나는 이번 수련을 계기로 그것들을 온전히 바라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애써 생각해 놓은 건 없다. 그전 떠오르는 장면들을 두 눈으로 똑바로 바라보기를 할 뿐…

내일은 또 어떤 장면들이 나에게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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