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감정을 분리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감정이 나를 압도할 때,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흔히 인생의 파도는 물밀듯이 밀려온다고 하잖아요. 끝이 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감정이라고 할 때, 물 믿듯이 밀려오는 감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야 말로 성인이 아닐까요. 그런 사람들에게는 뭔가 통달한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Stillness 즉, 흔들리지 않는, 고요한 기운이 있죠. 부럽습니다. 정말 속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어찌 됐든 표정과 행동은 그러해 보입니다.
이쯤에서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한국인들이 얼마나 포커페이스를 잘하는 혹시 아시나요? 사실 저도 몰랐던 사실입니다. 외국에 나가니 보이더군요. 내가 아는 캐나다 사회나, 프랑스에서는 사람들의 감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긴장하고, 즐겁고, 화난 모습이 명확하게 구분이 되죠.
반면, 동양인들은 다릅니다. 한국인들은 표정으로 긴장을 하고 있는 건지, 화가 난 건지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쌓아온 사회적 가면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포커페이스를 하고 있는지를 친구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무척 긴장하고 발표를 했는데,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에요. 제 성격도 있었겠죠.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닌 듯했어요. 친구의 말에 그때부터 나와 캐나다인, 프랑스인 친구들의 표정과 행동을 관찰하기 시작했죠. 친구의 말이 맞았습니다.
표정을 읽을 수 없는 사람들과 여실히 드러나는 사람들. 뭐가 좋을까요. 나는 꼭 고른다면 후자가 더 좋습니다. 표정이 살아있는 사람들이 좋더라고요. 감정조절은 다음 문제이고요.
오늘도 오랜만에 개인적인 일로 감정조절을 해야 했죠. 일단 면대면이 아니어서 얼굴 표정을 읽을 수 없어 다행이었지 뭡니까 하하하. 아마 나의 얼굴의 딱딱하게 굳어있었을 거예요. 빠르게 심호흡을 하고, 일단 자리를 피했습니다. 상황이 힘들 때 나의 이런 방법 적극추천합니다. 피할 수 있는 상황이면 일단 피하는 게 정신과 신체 건강에 좋아요. 그렇지 않다면 또 다른 문제 이긴 하지만요.
이제 두 번째 단계는 심호흡을 계속하며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겁니다. 감정이 조금 누그러들 수 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간이 지난 후, 상대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죠. 그때 목소리는 명확하게, 가슴을 펴고 이야기하길 바라요. 내가 잘못한 것이 없다면 더더욱이나 그랬으면 합니다. 감정이 분리되는 초능력이 이때 생길 겁니다. 옅은 미소로 침착하게 또박또박, 제스처도 자연스레. 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