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할말만 하는 사람에게 눈살을 찌푸립니다. 과거에는 하지 않던 행동입니다. 적어도 그렇지 않았다고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내 감정을 드러냅니다.
‘실례지만, 당신 지금 계속 혼자 말하고 있어요.’
상대를 배려하고 혼자 말하는 사람과 배려하지 않고 혼자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전자는 이미 암묵적으로라도 화자의 시간을 갖기로 약속이 되어있는 상태이고
후자는 그런 약속이고 뭐고 없이 그냥 자신의 감정만 표출하려는 이기적인 사람인것이죠.
당신은 전자인가요, 후자인가요.
전자의 사람이 약속이 되어있는 상태가 아닐 경우에 또 다르게 행동하겠죠. 다시 둘 중 하나의 경우가 되는 것이지요. 코칭을 하므로, 상대가 마음껏 이야기할 시간을 주고 싶은 것이 제 마음입니다. 코칭의 대화기술을 넘어, 이 소중한 시간이 어떻게든 상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죠. 상대가 원하는 말과 내면의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한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답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깨닫는 부분이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그럴 경우 나는 상대가 조금이라고 치유가 되고, 일상에서 희망을 얻기를 바랍니다.
후자의 경우는 조금 냉정해집니다. 나에게 누를 끼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힘들어도 참고 견디던 일을 이제는 하지 않는 것이기도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하기로 다짐했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말만 속사포처럼 하는 사람을 처음 본 건 20여년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때는 그런 경우를 처음으로 겪다보니, 그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당시 그를 관찰하며 나름 내린 결론은, 외로움이었습니다.
공원에서 비둘기를 친구삼아, 커피를 마시던 그가 옆에 앉은 내게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가볍게 시작된 인사가 그의 일상부터 최근 일어나는 이슈까지, 끊임이 없습니다. 대화를 어디에서 그만둬야 할지 몰라 전정긍긍 하면서도 그런 그가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얼마나 말할 상대가 없었으면, 낯선 이에게 이렇게 끊임없이 이야기를 할까하고 말이죠. 아마 내 추측이 맞을 겁니다. 캐나다에서 있었던 일립니다. 사람들은 모두 바쁘니 낯선이의 이야기를 들어줄 여유가 없는 것이죠.
그 이후로 그런 사람을 가끔 만났습니다. 5년 전부터는 더 많이 만났습니다. 그런 이들이 비일비재 했습니다. 오직 자신의 이야기만 속사포처럼 터트리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과 대화라는 건 없습니다. 그저 들을 뿐. 말할 틈새를 찾기가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듣고 있자니, 한마디로 기가 빨려서 급기야 말할 기운도 사라집니다. 그냥 빨리 헤어지고 싶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기는 합니다. 비슷한 텐션으로 말하는 사람들입니다. 상황에 맞게 변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대단해보입니다, 저에게는.
혹시 이글을 읽는 독자들 중 본인이 속사포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자제해 주시길 조심스레 부탁드립니다. 상대는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라기 보다는, 그저 참고 들어주고 있다는 것을요. 상대가 그런 것처럼 당신도 상대의 시간과 인간성을 존중해야해야 한다는 것을요. 그의 시간을 돈으로 사지 않았다면 당연한 이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