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웃으며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는 다짐했습니다. ‘이번에는 울지 않겠어!’ 하고요.
서로 팔을 힘껏 흔들며 일 년만이라는 사실을 서로에게 각인이라도 하듯 우리 얼굴에는 미소가 한가득입니다.
드디어 만나고는 얼싸 안고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며, 잘 지내고 있었냐며 서로의 안부를 묻기에 바쁩니다.
나를 꼭 안은 친구의 품이 어찌나 따듯하고 진한지요.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와 얼른 물러나고 싶지만 친구는 놓아주지 않습니다. 사람을 오래 안을 수 있는 사람.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심으로 사람을 대할 수 있는 사람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되구요. 그런데 따듯함은 또 다른 영역 같아요. 물론 그 또한 상대적일 수 있지만, 나는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따듯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친구와의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친구의 따듯한 품이 온전히 느껴져서일까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릅니다. 입과 눈은 웃고 있으나 눈물이 흐르는 것이에요. 마치 뇌가 고장난 사람처럼 감정이 일치되지 않습니다.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당황스러워 고개를 돌립니다. 그리고는 한마디 합니다.
“I don’t know why i’m crying. 왜 눈물이 나는지 나도 모르겠어.”
친구의 대답은 이렇습니다.
“M. It’s because I know your story. 그건 내가 네 이야기를 알고 있기 때문이지.”
네, 맞습니다. 친구는 내 이야기를 알고 있죠. 그것도 아주 잘 알고 있죠.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고, 진심으로 걱정해 주었었죠.
나는 친구를 걱정시키는 내가 그리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러 더 밝게 보이고 싶고, 더 잘지내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울면 안되는 것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 걸 숨기진 못한 것이죠.
우리는 일년만에 만나서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1년을 압축하기에 시간이 짧으니 이런 이야기를 했다, 저런 이야기를 했다 합니다. 평소 카카오톡으로 소통을 하지만, 자주 하지는 않습니다. 역시 멀리 떨어져 있을때는 아무리 디지털이 최첨단으로 발달되어 있어서 심리적 거리감을 무시할 수는 없는 듯 합니다.
시간이 같지 않으니 어쩌다 함께 연결이 되었다면 잠깐씩 근황을 이야기하는 정도입니다.
친구가 있나요? 마음을 나눌 친구가 있다는 건, 어느날 뜬금없이 전화해도 반가운 사람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 사람이 있기를 바랍니다. 마음이 따듯해야 눈물이 나고, 눈물을 흘릴 수 있어야 인간적일 수 있으니까요. 눈물이 난다고 나약하다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웃으며 흘리든, 괴로워하며 흘리든, 눈물 그 자체는 아름답다고 생각됩니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일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러니 나의 눈물을 믿어보아도 될 것 같습니다.
친구를 꼭 안아주세요. 오랫동안 꼭이요. 우리가 전하는 온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온기있는 따듯한 존재가 되는 것이 꿈인 멋진 사람이 되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