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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4] 셀프 코칭 83. 나와의 약속

by 벨플러 Miyoung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고 싶다. 어릴 적엔 강박적이라 할 만큼 약속에 집착했다. 특히 친구와의 약속이 그랬다. 한 번한 약속은 절대로 지켰다. 웬만해서는 약속 날짜나 시간을 변경하는 걸 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도 그런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는 강박보다는 그저 그런 일은 당연한 것이었을 뿐이다. 그래서 한 번은 충격을 받았다. 친구가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았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 전화를 해보니, 아직 집에서 출발 전이였다. 그리고는 아무래도 약속 장소에 나가기가 힘들다고 한다. 도서관에서 함께 공부하자는 약속이었다. 도서관은 어디 가지 않고 있을 것이니, 나는 갈 곳 잃은 미아는 아니었다. 그렇더라도 함께 한 약속인데, 그렇게 쉽게 말을 하는 친구에게서 믿음을 잃었다.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 당황하기도 했었다. 무슨 이유가 있겠다는 것보다는 충격이 컸다. 친구를 신뢰할 수 없다는 생각은 우정을 파괴하기에 충분했다. 그 뒤로 우리는 서서히 멀어졌고 나는 급기야 친구와 소식을 전하는 않는 남과 같은 사이로 바뀌었다.


나와의 약속을 잘 지켜야 성공한다고 한다. 자존감을 높이는 데에도 나와하는 소소한 약속을 조금씩 지켜나가라고 한다. 나와의 약속에 대해 생각해 본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길 시작한 지도 몇 년 전이다. 그런 나와의 약속이라.... 최근 들어 곰곰이 생각하는 주제이다.


시간배정을 잘해서 건강하고 능률적인 삶을 살자고 했다. 나를 위해 한 다짐이다. 나와의 약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이어트를 하겠다 마음먹고 간헐적 단식을 하기로 했다. 잘 지켜지지 않았다. 예전처럼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글을 쓰겠다 다짐했다. 출장을 다녀오고 새벽에 일어나지 못한다. 프렌치타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습관적으로 늦는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지키지 못한 약속을 이제 지켜보려 한다. 한 번도 시간 내서 나의 다짐과 나와하는 약속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약속이 필요한 긍극적인 원인을 어느 순간 잊어버리고 있었다.


나와의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한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되어 나도 성공하고 싶다. 그러나 그런 상투적인 이론보다 내가 나 자신과 해야 하는 약속이 무엇인지. 그런 약속은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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