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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 저희 헤어졌어요

이건 꿈일 거야

by miyouvely

"잘 만나고 있죠?"

"헤어진 지 좀 됐어요."

"어머, 미안해요. 몰랐어요"

"괜찮아요"


지인들과 게시판에 헤어짐을 공표하는 글이라도 올릴까 하는 농담을 나누곤 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그와의 이별을 알려야 하니 헤어짐 자체로도 벅찬 그 상황에 곤욕이었다.

다행히 마주 칠일이 거의 없었고 업무적으로 마주치는 날엔 지인찬스로 피하곤 했다.

지난 기억이 좋지 않아서 사내연애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야로 주변을 만류했다.



어김없이 아끼는 후배가 상기된 표정으로 할 말이 있다며 나를 카페로 불러냈다. 갓 들어온 신입과 교제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경악을 금치 못하고 축하할 일이지만 혹여라도 헤어지게 돼도 퇴사는 안된다며 신신당부를 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났을까. 그들은 헤어짐을 통보했다. 헤어짐의 이유 따위 묻지 않았다. 그 둘만의 일을 굳이 알이유도 사랑했던 순간은 더럽히는 어리석은 행동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잘했다 격려로 끝맺음헀다. 사내연애로 부부가 되어 지금도 잘 지내는 지인들이 의외로 많다.


반면에 사내연애를 하더라도 정말 끝까지 들키지 않고 유지한다면 찬성이다. 작은 실수를 해도 연애 때문 에라는 프레임이 씌워진다. 여자친구 또는 남자친구와의 비교를 스스럼없이 당하게 된다. 좋은 점은 같은 회사라 자주 볼 수 있고 공감대 형성은 말할 것도 없다.


전혀 다른 일을 하는 사람과 만나는 게 좋을지

아니면 같은 직종에 일을 하는 사람과 교제하는 편이 나을지 고민의 기로에 서있다면,

정해진 답은 없지만 같은 직종이든 다른 직종이든

상대방을 이해할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이해의 영역이 무수히 많아서 때로는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고충을 이해해 줄 텐데 아쉬움이 들기도 하고,

되려 같은 업무를 해서 주제가 회사사람들이라 피로감이 몰려오기도 한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럴 수 있겠다"라는 공감 어린 대답 또는 리액션이면 족한데 그게 참 어렵다.

그날따라 기분이 좋지 않아 상대방의 기분을 몰라봐줄 수 있는 것이고 그걸 머리로 알면서도 섭섭해하는 것도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지만 맘대로 안 되는 게 사람인지라 더욱이 어렵게 느껴진다.

화면 캡처 2025-08-05 220305.png 연애의 발견 中

서로의 다름을 인정에 있어 각자의 생활에 집중하며 보내는 것과 대다수의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이 더 맞는 해석인지는 의문이다.





(한여름) 내가 왜 우는지 궁금하지도 않니?


(강태하) 왜 우는데?


(한여름) 최근에 나 이상하지 않아?


(강태하) 어, 이상해 너. 꼭 여행까지 와서 이래야겠어?


(한여름) 너야말로 이럴 거면 여행 왜 왔어? 내내 입 꼭 붙이고 앉아서 말 한마디도 안 하고 내 마음이 어떤지 궁금해하지도 않은데 여기 왜 왔냐고!


(강태하) 네가 오자고 했잖아! 아니... 나 요즘에 얼마나 힘든지 몰라? 일 때문에 세 시간도 못 자고 버티는 거 알잖아. 그런데도 너 요즘 우울해하니까 온 거 아니야?! 기분 좋게 놀다 가자. 어?


(한여름) 아니야 그만둘래. 나 왜 만나니? 아니다, 이런 질문 몇 번째인 줄 모르겠다. 나 왜 만나는지 내가 모를 줄 알아?


(강태하) 뭐 때문에 만나는데? 뭐 때문에 만나는지 나도 좀 알자, 어? 사귀는 5년 동안 3년은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모르게 서로 좋아하다가 요즘은 내내 싸우기만 하잖아!! 이런데 내가 널 왜 만나겠니? 어? 아니 진짜 몰라서 만날 때마다 그렇게 물어보는 거냐?


(한여름) 잠자려고 만나는 거잖아. 만나서 잠 밖에 더 자? 밖에 나가서 데이트하자고 하면 피곤해 죽으려 하고 집으로 가면 나랑 뭐 하는데? 뭐 했는데 나랑!!! 비참하고 자존심 상해...


(강태하) 한여름... 에이.. 그런 거 아니야.



(한여름) 헤어지자.


(강태하)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우리가 어떻게 헤어져?





다들 하는 결혼을 하고

결혼을 했으니 애 하나는 있어야지 라는 말에 임신 계획을 하고,

노산이라는 딱지가 붙으면 난임병원을 찾아가고,

이름 대신 엄마라는 타이틀로 살아가며

남은 생은 애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게

다들 그렇게 사니까 정답지라며 들이미는 현실에 반감이 든다.


미혼녀에게 결혼은 언제 할지 묻는 게 실례이듯

기혼녀에게 2세 계획을 묻는 것 또한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없는 행동이라 인지하고 말을 아꼈으면 좋겠다.


누구나 각자만의 고민이 있고 그 무게가 본인이 제일 크다고 느끼지만 우열을 가릴 필요가 없기에

나만 힘든 게 아니다 생각하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로 흘려보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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