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병동 간호사 일기
#사랑
췌장암 간 전이 환자가 20차 이상의 항암치료(FOLFIRINOX) 끝에, 컨디션 저하로 입원하게 되었다.
나날이 컨디션이 안 좋아지시더니, 며칠 전부터는 환자 곁을 24시간 내내 지켜오던 남편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라운딩 때, 환자가 남편을 보며
"어디 갔다 왔어..."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들은 남편은 환자의 얼굴을 마구마구 쓰다듬으며, "계속 옆에 있었어."라고 대답하고는 날 쳐다보시더니 매우 기뻐하셨다.
’어디 갔다 왔냐’는 말은 나를 알아보는 것 아니냐고 하시며...
그 부부의 구체적인 스토리는 모르지만, 약 40년을 함께 지내 오신 것 같은데
'어떤 사랑을 해오면, 저렇게 상대를 아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암병동에서 근무하다 보면 삶과 죽음, 그 사이의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게 된다.
그리고 삶에서 소중한 가치가 뭔지를 되새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