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염려 근심 걱정 빼기
빌립보서 4장
6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7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사람은 나약한 존재다. 건강한 사람들은 이 말에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아픈 분들은 몸소 사람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 체험하고 있어 많이들 동의하실 것 같다. 특히 암이라는 중증 질환을 경험하고 나면 건강에 대한 자신감은 더욱 위축되기 마련이다. 암으로 투병 중인 환우는 물론이거니와, 암을 극복하고 완치 판정을 받은 환우들 또한 건강상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곤 한다. 기침이 조금만 오래 지속되어도 혹시 폐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가 걱정스럽고, 설사가 조금만 오래가도 혹시 대장으로 전이된 건 아닌가 염려되기 마련이다.
사람은 영적인 존재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영을 이야기하는 것이 다소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으나, 진료실에서 늘 확인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육신에 대한 사실을 넘어서는 영적인 측면이 인체를 좌우하곤 한다는 사실이다. 인체는 글씨를 읽는 것 만으로 순식간에 변한다. 소리를 듣거나, 심지어는 생각만으로도 순식간에 변한다.
만약 돼지고기가 안 맞는 사람이라면 돼지고기를 먹지 않더라도, 생각하거나, 소리를 듣거나, 가까이하는 것 만으로 근육이 긴장되며 근력은 떨어진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이다. 굳이 개개인의 차이를 전제로 한 체질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질병, 통증, 혼돈, 혼란, 무질서 등 부정적인 단어들을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근력은 저하되며 근육은 긴장된다.
그저 부정적인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우리 몸을 위축시키는데, 하물며 암이라는 중한 질병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생각이 난다면, 그러한 생각만으로도 우리 몸의 근육은 긴장되고 근력이 저하되어 균형을 무너뜨릴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러한 염려와 근심과 걱정은 암을 더욱 극복하기 힘들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기 쉽다.
좋은 말만 듣고, 좋은 생각만 하고, 좋은 글만 보라는 이야기는 그저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다. 그런데 암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면 계속해서 암덩어리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암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같은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결과적으로는 큰 차이가 발생한다. 암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암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를 떠올릴 수밖에 없고, 내가 싫건 좋건 간에 암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건강한 사람을 따라 하고,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건강한 습관을 길들이기 위해 노력하자. 사실, 암이라는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권위자도 확실한 답변을 하지 못한다. 아직까지 암은 완전히 정복되지 않은 질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물며 전문적인 지식조차 갖추지 않은 환자가 암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는 게 쉬운 일일까? 근심 걱정만 더 키울 뿐이다. 암덩어리를 내 몸에서 제거시키는 수고는 대학병원의 전문의에게 온전히 맡기고, 환자 스스로가 해야 할 가장 적극적인 노력은 건강한 습관을 체득하기 위해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자세를 틀어지게 만드는 습관을 버리고, 부적절한 식습관을 버리고, 내 몸을 망치는 여러 가지 습관들을 버리기 위해 노력하여 바른 몸을 만들기 위해 마음을 쏟는 것이 건강을 되찾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암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지 말고, 암이라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염려와 걱정을 내려놓자. 그래야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킬 수 있고, 육신 또한 회복될 수 있다.
마태복음 6장
27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라도 더할 수 있겠느냐
이 성경 말씀처럼, 그 어떤 환자라도 염려함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염려로 인한 스트레스로 증상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내가 아무리 고민하고 걱정하고 노력한들, 대학병원에서 오랜 기간 암 환자만을 바라보고 치료해 온 전문의들보다 더 정확히 암에 대해 알 수 없다. 물론 내가 앓고 있는 암과 관련된 정보를 공부하고 알아가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치료의 모든 과정은 대학 병원의 전문의에게 온전히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암을 극복하기 위해 환자 스스로가 할 일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암세포 그 자체에 대한 염려와 걱정이 아니다. 내 과거를 돌아보고, 내 과거 습관 중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고, 내 습관 가운데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은 하나하나 제거시키는 노력을 하는 것이 건강의 회복에 훨씬 더 유익하다. 암이라는 문제만 바라보고 그 안에 얽매여 있으면 계속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물론 암이라는 질병이 가져다주는 무게감이 너무 크기 때문에 떨쳐내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라도 암 그 자체보다는 바른 습관에 더 큰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진료실 이야기
평소 여러 환우들을 치료하다 보면 특히 치료가 잘 되는 환우들의 공통점들이 보인다. 질병에 대한 염려와 근심이 없는 분들, 바른 습관을 체득하기 위해 매우 성실하게 노력하는 분들이 치료가 잘 된다. 설마 이런 간단한 것들을 실천한다고 암이 낫겠어?라고 생각하면서 실천하지 않는 분들은 대부분 회복이 더디다.
간암 말기 진단을 받고, 우리나라 최고 권위의 대학병원에서 면역항암제 치료를 3차례 받은 이후에도 암세포가 오히려 커져 치료를 중단했던 환우가 기억에 떠오른다. 열심히 암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암에 대한 염려와 근심까지 전부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내가 지시한 대로 부적절한 식습관을 버리고, 자세를 바르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바른 몸,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한 생각만 하면서 열심히 노력했다. 불과 2개월여 후 검진 결과 암세포의 사이즈가 줄고 간암 표지자 수치가 극적으로 낮아지면서 다시금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진행하자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기뻐하시던 얼굴이 눈에 선하다.
질병을 극복하는 환우들의 공통적인 태도는 '순종'과 '실천' 그리고 '긍정'이다. 그들의 모습에서 '염려'와 '근심'과 '걱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때로는 그 어떤 생활습관 요소들보다 염려와 근심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더욱 크게 작용하기도 한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많은 암 환우들에게 다음과 같이 강권하고 싶다.
Don't worry, Be hap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