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오래 앉아있는 습관 빼기
Sitting Disease라는 용어가 수년 전부터 많이 사용되고 있다.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의자 질환이라 부른다. 오래 앉아 있는 습관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을 지칭하는 용어로, 미국 등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발표된 논문들에 의하면,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 암 발병, 간장질환, 심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한다. 혹자는 Sitting Disease의 위험성이 흡연만큼 해롭다는 것을 강조하며 '제2의 흡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논문들에서 Sitting Disease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 또한 제시했는데, 그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바로, 30분에 한 번씩, 단 1분 간이라도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라는 것이다. 정말 이토록 간단한 방법으로 여러 가지 위험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을까 의심하기 쉽지만, 사실이다. 다만, 간단해 보일지라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30분에 한 번씩, 또는 한 시간에 한 번씩 꼬박꼬박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현대인들은 과거에 비해 앉아 있는 시간이 매우 많아졌다. 자동차의 보급이 늘어나고, 대중교통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이동하는 시간에도 앉아 있는다. 과거에는 이동할 때 걷는 시간이 많았으나, 현대인들의 경우 이동하는 시간조차도 앉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척추와 골반이 틀어져 있을 확률이 과거에 비해 훨씬 높다. 아침에 일어나서 일터에 나가는 시간에도 앉아있고, 일터에서 일하면서도 앉아 있고,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시간에도 앉아 있고,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쉬는 시간에도 앉아서 TV를 시청한다.
많은 현대인들이 앉아서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에 대해 언급했는데, 사실 앉아 있는 습관뿐만이 아니라 오랜 시간 한 자세를 유지하는 모든 습관은 해롭다. 주방에서 약간 앞으로 구부정한 자세를 유지하며 오랜 시간 요리를 하는 일이나, 한 자세로 오랜 시간 서 있어야 하는 헌병 같은 경우, 고정된 생산 라인에서 지속적으로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생산직 노동자들 등 일정한 동작을 오랜 시간 반복해야만 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자세가 틀어질 가능성이 높다.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이건, 오랜 시간 한 자세로 일하는 사람이건 동일하게 자주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놓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 시간에 한 번씩 스마트폰의 알람이 설정해두고, 알람이 울리면 반복적으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거나, 냉장고, TV, 컴퓨터 모니터, 스마트폰 화면 등 자주 보게 되는 사물에 '스트레칭을 하자'는 문구를 눈에 띄게 적어두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을 습관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결국 자세가 틀어지기 쉬운 습관을 오랜 시간 유지하는 것이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자세의 중요성은 앞에서도 수차례 강조했는데, 인체의 면역 조절 기능은 정상적인 항상성 유지 능력이 전제되어야 이루어질 수 있고, 항상성 유지 능력은 자율신경계와 호르몬 계통의 정상적 기능 발현이 필요하고, 이들의 정상적 기능 발현은 시작점인 두개골-척추-골반이 이루는 축의 밸런스 유지가 필수적이다.
처음 언급한 Sitting Disease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논문에 의하면, 매일 일정 시간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일지라도 오랜 시간 한 자세로 앉아 있는 시간이 길 경우 운동의 효과가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사실이 의미하는 것은, 우리 몸의 자세를 틀어지게 만드는 것은 한 자세를 오랜 시간 유지하는 습관 때문이며, 이러한 습관을 지속하는 한 운동도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서 오래 앉아있는 습관 또한 빼야만 한다.
진료실 이야기
입원 치료를 받는 암 환우들에게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스트레칭이다. 물론 아프고, 무력하고, 무거운 몸을 일으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앉아만 있고 누워만 있으면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너무 아프다면 진통제를 복용하고서 통증이 조금 잊혀지면 일어나서 열심히 스트레칭을 하라고 티칭 한다.
중증환자들에 가까울수록 악순환의 고리가 견고해진다. 아프고 힘드니까 더 움직이지 않고, 더 움직이지 않으니 자세는 더 망가지고, 자세가 무너지면서 질병은 더욱 중해진다. 언덕에서 굴러 내려오는 Snow Ball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적으로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는 더욱 강화되는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 스트레칭이고 자주 움직이는 습관을 체득하는 것이다.
앞서 강조한 음식에 대한 주의사항도 결국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못된 식습관은 결국 척추 주변 근육을 긴장시키고, 이에 따라 자세를 틀어지게 만들기 쉽다. 모든 습관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이다. 평소 암 환우들의 항암치료 후유증, 방사선 치료 후유증, 수술 후 불편함 등을 치료하면서 항상 균형에 대해 강조하는데, 오랜 시간 치료를 받아오신 환우들은 가끔 '또 균형 이야기냐'면서 핀잔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항상 환우님들께 강하게 강조한다.
균형의 회복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 아니겠어요?
건강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인체의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태가 바로 건강이다.
정상적인 기능의 발현은 올바른 균형이 전제되어야 한다. 혹자는 턱관절만 잡으면 된다고 이야기하고, 또 다른 이는 발가락만 바르게 하면 다 해결된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주장들도 완전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정확히 이야기하면 인체는 정상적인 균형을 회복시키면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되곤 한다. 최근 흥미롭게 읽은 책이 있다. '아픈 사람의 99%는 목이 뭉쳐 있다.'는 제목의 책인데, 이 이야기에 거의 전적으로 동의한다. 아픈 사람의 대부분은 몸이 틀어져 있고, 몸이 틀어지면 결국 목이 뭉치게 된다.
인체의 모든 기능이 정상적이로 이루어지는 상태를 만들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일은 바로 자세를 틀어지게 만드는 습관을 버리고 스트레칭을 시작하는 것이다. 자세가 바르게 회복될수록, 건강한 삶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