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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sicine Feb 19. 2019

Do Not Blame others!

건강을 위한 남 탓 빼기

진료실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유독 부정적인 환우님이 있다. 눈으로 보여주고, 직접 느끼도록 확인시켜 드려도 일단 의심부터 하고, 좀처럼 믿지 않는다.


환자분은 토양 체질로, 위장관의 기능이 항진되기 쉬워 사과나 귤 같은 과일들이 부적합해요. 배처럼 찬 성질의 과일은 괜찮습니다!


라고 티칭 하면, 부정적인 대답이 되돌아온다.


"아침 사과는 금사과라던데.."
"원장님이 연구한 과학자들보다 많이 알아요?"
"저는 사과 먹어도 아무렇지 않던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AK Test를 통해 그러한 음식을 먹으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여준다. 근육의 긴장과 이완, 근력의 강화와 약화 등을 비교하여 실제로 사과와 귤은 근력이 떨어지고 긴장되며, 배는 근력이 좋아지고 이완됨을 확인시켜 준다.


그렇게 직접 느끼도록 확인시켜 드려도 여전히 부정적인 질문을 던지시곤 한다.


"살살 누르신 거 아니에요?"


여러 가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많은 환우들이 내원하고, 그들을 상담하면서 관찰해 보면 긍정적이고 순종하는 분들이 치료 경과가 훨씬 좋다. 부정적인 환우님의 경우.  내 말에만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삶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암이라는 질병의 발병 원인 또한 남편 탓, 부모 탓, 직장 탓 등 남 탓을 늘어놓곤 한다.


하지만 암을 포함한 여러 가지 만성질환들의 원인은 거의 대부분 '내 탓'이다. 남 탓하지 말자. 내가 잘 못 먹어왔고, 내 성격 때문에 수많은 스트레스를 받아 왔고, 내 습관 때문에 직장에서 업무 하는 자세에 문제가 있었고, 내 습관 때문에 집에서는 멍 한 표정으로 앉아 드라마에만 열중했다. 암이라는 질병이 발생한 이유는 내 습관을 바꾸지 못한 탓이다. 


비록 암이라는 질병에 걸렸지만, 긍정적인 사람은 바른 습관에 대해 몰라서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긍정적인 마인드와 삶의 태도로 바르지 못한 습관이라고 지적해 주면 금세 바꾸고 개선시킨다. 반면 부정적인 사람은 남 탓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시부모 탓만 하고, 아내 탓만 하고, 처가 탓만 하느라 나 자신을 되돌아보지 못한다. 물론 남들로 인해 실제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암에 걸린 이상 그들 탓을 하고 있을 시간적 여유는 없다. 그들을 원망하는 시간 동안 우리 몸은 더욱 악화되는 길로 빠져들게 된다.


스트레스를 준 것은 그들 탓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암에 걸린 것은 나이고, 암을 극복해야 하는 주체도 나다. 남이 대신해서 겪어줄 것도 아니고, 남이 극복해 주는 것도 아니다. 암에 걸린 이상, 이제 나를 변화시키는데 모든 노력을 다 해야만 한다. 남들을 원망하던 습관조차도 버리고, 내 탓이 무엇인지 더 깊이 분석하고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삶을 대하는 태도를 살짝만 바꿔도, 나 스스로 개선시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보이기 시작한다. 남 탓하고 스트레스받느라 하루 종일 앉아서 고민만 하던 모습, 누군가 지적을 하면 너나 잘하라면서 고집스럽게 내 습관을 버리지 않던 모습, 담배 좀 끊으라고 하면 담배 끊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는 궤변을 늘어놓던 모습 등 여러 가지 내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면 이제야 비로소 '남 탓'하던 습관을 버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남 탓' 보다 '내 탓'이 커 보일 때 나를 바꾸고 질병을 이겨나갈 준비가 완료된다.




진료실 이야기


입원하신 환우님들을 꾸준히 관찰해 보면, 밝고 긍정적인 분들의 치료 경과가 훨씬 좋다. 그래서 상담을 할 때 부정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분들에겐 보다 더 강하게 어필해서 스스로 만든 프레임을 깨뜨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노력한다. 물론 아무리 강조하고 지적해도 바뀌지 않는 분들이 많다.


'자세 바르게 하세요!'
'스트레칭하세요!'
'너무 많이 드시면 안 됩니다!'
'체질에 안 맞는 음식은 드시지 마세요!'
'오래 앉아 있지 마세요! '


환자분들을 볼 때마다 매일같이 하는 잔소리들이다. 어쩌면 이러한 잔소리들을 어린 시절부터 너무나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그저 듣기 싫을 수도 있다. 하지만 건강 회복에는 특별한 치료 이상으로 바른 습관을 알고 실천하는 노력이 크게 작용한다. 어찌 보면 너무도 간단하고 별 것 없어 보이는 요소들이 알고 보면 너무도 중요한 이야기들이다. 이토록 간단한 요소들을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에 몸이 점점 나빠지고 회복의 길에서 멀어지게 된다. 


이렇게 잔소리들을 늘어놓으면 핑계 없이 바로 고쳐 앉고, 반복적으로 바르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치료가 잘 된다. 반면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습관 바꾸는 노력을 등한시하는 분들의 경우 치료도 더디고 결과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암이라는 질병을 보다 잘 극복하고자 한다면 '남 탓'하는 습관을 당장 버리고 모든 일을 '내 탓'으로 여기고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자.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경영서적이 있다. 이 책에서 위대한 경영자의 조건으로 언급한 내용이 생각난다. 위대한 경영자는 회사가 잘 돌아가면 창밖을 바라보고 회사에 어려움이 생기면 거울을 바라본다. 반대로 낮은 레벨의 경영자는 회사가 잘 돌아가면 거울을 바라보고 회사에 어려움이 생기면 창밖을 바라본다. 이 이야기가 의미하는 바는 간단하다. 좋은 경영자는 회사가 잘 돌아가면 창 밖의 직원들에게 공을 돌리고, 회사가 어려울 경우 나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뭐가 문제였을까 고민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몸을 경영하는 경영자다. 이 글을 읽는 독자 모두, 우리 몸에 문제가 발생하면 창 밖을 바라보며 남 탓을 하지 말고, 우리 내면의 거울을 들여다보며 나 스스로에게 문제가 없었는지, 바꿀 것은 무엇인지 깊이 있게 관찰하는 위대한 경영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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