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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제 Apr 10. 2021

혼돈의 시대, 경제적 불안 대처방법

긱워커의 소득, 소비 그리고 투자

긱워커는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다. 어느 달에는 많이 벌었다가도 운이 없는 달에는 수익이 큰 폭으로 하락하기도 한다. 불안정한 수익은 긱워커들에게 커다란 불안요소로 다가온다. 재능플랫폼 ‘재능아지트’의 설문조사에서 긱워커들 중 62%가 일정하지 않은 수입과 일감이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특징은 다수 언론사들이 긱 이코노미를 비판할 때 빠지지 않는 논거로 거론된다. 


하지만 수입의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은 비단 긱워커들만의 이야기일까? 코로나19로 인해 회사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매달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마저 걱정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심지어 코로나19의 타격이 가장 큰 업종인 항공업계와 관광업계의 경우 대부분의 직원들이 무급휴직 또는 해고를 당한 상황이다. tvN 방송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전직 승무원은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를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2년도 안 돼 해고되어 아르바이트를 하며 재취업을 준비하는 본인의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설령 현재는 안정적인 월급 수익을 올리고 있더라도 월급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투잡을 시작했거나 뛰어들기 위해 준비하는 직장인들 역시 늘고 있다. 이들은 클레스101, 탈잉 등의 재능플랫폼에서 수익형 블로그와 온라인유통에 대한 인터넷강의를 수강하고 커뮤니티를 통해 겸업금지조항을 피하는 방법들을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커리어앱 ‘리멤버’의 설문에 따르면 23%의 직장인이 월급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부업을 병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66%의 직장인들은 앞으로 부업을 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수입의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은 비단 긱워커들만의 이야기일까? (출처: unsplash)


긱워커들은 수입의 불확실성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인터뷰했던 모든 긱워커들은 월급의 부재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긱워커가 되기 위해 더욱 철저하게 준비했다. 유튜브랩 강민형 대표는 회사에 다니면서 모은 자금과 함께 오랜 온라인 마케팅 관련 창업준비를 통해 긱 이코노미에 뛰어들었다. 하슈랜드 하수형씨 역시 꾸준하게 SNS로 자신의 예술작품을 업로드하고 주말에는 플리마켓을 참가하며 경험을 쌓은 뒤 긱워커가 되었다. 이들은 수입이 불안정할 수 있다는 현실을 각오하고 긱워커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 블로그 강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혜자포터 이지훈씨는 긱워커의 삶은 수익의 불확실성을 감내할만한 매력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유튜브랩 강민형 대표 역시 저임금과 계약파기로 겪었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고 쓰는 시간과 전국의 수강생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 등을 들며 오히려 긱워커로서 얻은 것이 더 많다고 말했다.


긱워커들은 수입의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적 불안을 어떻게 관리하고 대처할까?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긱워커들의 경제전략을 분석해 보았다. 첫째, 소득적인 측면이다. 긱워커들이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 지를 조사했다. 둘째, 소비의 관점이다. 긱워커들의 소비의 특징을 인터뷰를 통한 사례를 바탕으로 도출해보았다. 셋째, 투자의 관점이다. 이는 자기개발을 위한 투자와 금전적 투자로 나뉜다. 


긱워커들은 모두 월급의 한계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인지하고 있었다. 월급 상승률은 더딘 반면, 부동산 가격과 체감물가는 치솟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실직과 임금 삭감을 감내하고 있는 암울한 상황 속에서 부동산이 폭등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현 시점에서 월급의 가치는 퇴색된 지 오래다. 노력 대비 보상도 미미하다. 혜자포터 이지훈씨는 매달 들어오는 월급의 맛은 중독적이라면서도 자신이 들인 시간과 노력을 생각해보면 월급이 턱없이 부족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0년을 모아도 내 집은 살 수 없어요.”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노력의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월급의 달콤함에서 벗어났다.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0년을 모아도 내 집은 살 수 없어요.” (출처: unsplash)


긱워커들은 경쟁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하에서 경쟁은 필연적인 요지만 긱워커들은 경쟁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전략을 세운다. 그들은 자신들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개척해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퍼스널브랜딩을 통한 세포플랫폼이 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어 자신의 가치를 높여 수익의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전략이다. 이는 강사와 강연을 주로 하는 긱워커들이 주로 이 전략을 활용했다. 대표적으로 유튜브를 강의하는 강민형 대표와 블로그 강의를 하는 이지훈 씨 역시 해당 전략을 활용했다. 강 대표는 유튜브 시장이 주목받기 전부터 유튜브 강의시장을 개척해 현재는 대표 유튜브 강사로 자리매김하여 수많은 기업체와 기관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지훈씨 역시 매월 300명 이상이 신청하는 블로그 무료강의와 전자책 출간을 통해 블로그 강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하게 다져 나가고 있다.   


긱 이코노미에 진입한 초기에는 대부분의 경우 수입이 0원인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많은 긱워커들은 직장을 다니면서 자금을 준비하거나 투잡을 뛰며 경제적인 기반을 탄탄하게 한 뒤 긱 이코노미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저임금 극복을 위해 긱워커들은 고정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해외구매대행 셀러 조민수씨는 무자본으로 재고 없이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창업을 시작했다. 국내 대표 재능플랫폼 크몽에는 자신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통해 무자본으로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이들의 서비스등록이 2019년 대비 2020년 500%에서 600%로 늘기도 했다. 이외에도 긱워커들은 정책자금 및 지원을 활용하기도 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패키지의 창업자금을 지원받거나 서울산업진흥원의 1인 미디어 지원사업 ‘크리에이티브포스’를 통해 사무실과 교육 및 컨설팅 지원을 받기도 한다. 해외구매대행을 시작으로 컨설팅, 수출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변화하고 있는 이종혁 대표는 서대문구청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동남아 온라인수출 셀러들을 위한 ‘동제사’ 멤버십 프로그램 론칭하기도 했다.  


긱워커들은 수입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수입구조의 다양화와 수익 자동화에 힘쓰고 있다. 먼저 긱워커들은 다양한 수입구조를 구축해 경제적 불안을 극복해 나가고 있었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긱워커 모두는 두 개 이상의 직업을 갖는 ‘N잡러’로 활동하고 있었다. 하슈랜드 대표 하수형 씨는 핸드메이드 플랫폼 아이디어스에서 상위 1%의 셀러로 활동하는 경력을 바탕으로 탄탄아카데이와 계약을 맺고 온라인 강의를 론칭했다. 그녀는 이제 강의를 바탕으로 한 글을 통해 작가를 준비하고 있다. 


나아가 긱워커들은 수익 자동화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워랜 버핏의 어록 중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당신은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 할 것이다.”이 있다. 이 때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방법이 바로 자동화 수익을 의미하며 이를 다른 말로는 수동적 소득 또는 파이프라인이라 부른다. 긱워커들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에서는 5가지 수동적 소득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참고로 인터뷰를 진행한 긱워커 모두 다음 중 하나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첫째는 임대 시스템이다. 부동산이나 재화를 임대하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둘째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시스템이다. 앱을 개발하거나 프로그램 개발 및 배포하여 수익을 거두는 방식이다. 셋째는 콘텐츠 시스템이다. 책 인세, 블로그 광고수익 등이 이에 해당한다. 넷째, 유통 시스템이다. 해외구매대행 및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셀러가 유통 시스템을 대표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섯째는 인적 자원 시스템이다. 긱워커들의 서비스 판매를 중개하는 크몽, 탈잉과 같은 재능플랫폼이 대표적인 인적 자원 시스템에 해당한다. 또한 인력이 수반되는 사업 모두가 인적 자원 시스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당신은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출처: 위키피디아)

    

긱워커들의 소비습관을 한 단어로 미니멀리즘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들은 불필요한 곳에 절대 돈을 허비하지 않았다. 인터뷰한 모든 긱워커들은 술과 담배를 멀리했다. 특히 술의 경우 모임 등 관계적 소비가 필요할 때만 제한적으로 지출하는 경향을 보였다. 긱워커들은 계획적이고 합리적인 소비습관을 보였다. 다만 여행과 같은 경험적 소비에 있어서 긱워커들은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었다. 이들은 색다른 경험 자체를 소비가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라고 인식하고 있었고, 이를 위해 가방, 옷과 같은 물질적 소비를 지양했다. 즉 소유를 위한 소비보다는 체험적 소비를 추구하는 것이 긱워커의 소비적 특징이다. 나아가 인터뷰를 진행했던 상당수의 긱워커들은 돈을 쓰는 것보다 돈은 벌어 모으는 것이 더 재미있다고 답했다. 


긱워커들은 투자에도 열정적이다. 먼저 이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는 ‘업글인간’들이다. 어제보다 나은 자기 자신을 위해 이들은 끊임없이 자기개발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찾아 그들이 운영하는 유/무료 강의를 수강한다. 또한, 유료 독서모임 등과 같은 커뮤니티에 가입하거나 러너클럽과 같은 운동모임에 가입하여 건강도 함께 챙기기도 한다. 긱워커들은 경제적 투자, 재테크에도 관심이 많다. 투자대상의 범위 또한 넓다. 한때 부동산투자는 물론 비트코인, 금, 주식 등 다양한 재테크 수단을 통해 긱워커들은 자산을 늘리기 위해 노력한다. 부동산임장특히 2020년 팬데믹 영향으로 주식투자에 뛰어든 긱워커들이 많았다. 긱워커들은 재테크 유튜브와 책을 통해 주식을 공부하고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SNS를 통해 타인과 공유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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