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김이 Oct 22. 2022

쉽지 않은 가우디투어

바르셀로나에서 셋째 날


누군가는 바르셀로나 5일을 있어도 부족하다고 하고, 다른 누군가는 이틀이면    본다고 한다.

바르셀로나에서 머무르는 날에 대한 의견은 모두 다르지만, 다들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 있다.


바로 가우디투어는 꼭 들으라는 것이다.


가우디가 없었더라면 바르셀로나가 그만큼 관광객이 많았을까?

나는 가우디의 건축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바르셀로나의 8 느낄  있다고 생각한다.





아침 8시부터 시작하는 더 전문적이고, 더 길고, 더 힘든 진짜 투어, 가우디투어를 위해 일찍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잘 잤냐는 내 물음에 엄마는 여전히 잠을 못 잤다고 했다.

어떻게 해서든 잠은 자야 한다던 한의원의 조언대로 오늘 밤에는 처방받은 수면제를 먹기로 했다.



이른 아침의 바르셀로나


이른 아침이라 출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여행의 묘미는, 우리에게 순간의 기억으로 남을 도시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차이를 느낄 때 오는 짜릿함이다.



투어의 미팅 장소에 가니 전날 야간 산책 투어를    얼굴들이 몇몇 있었다.

눈짓으로 인사를 하고 어색한 침묵을 유지하며 가이드를 기다렸다.

가이드의 등장과 함께 해가 화창하게 뜨기 시작했고, 투어도 시작되었다.


바트요의 집(Casa Batllo).


 시작은 까사바트요다.

동생은 예쁜 건물이라며 까사바트요를 가장 좋아했는데, 아직도 ‘,  예쁜 집?’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끝내 이름을 외우진 못한  같다.


혼자 투어에 참여하게 되면 설명에 집중할  있다.

대신 나처럼 혼자  동지가 없다면, 원하는 순간 사진을 남기는  어렵다.

반면에 동행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진을 남기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다만, 사진을 남기느라 투어에서 뒤처질  있다.

동생의 사진을 찍어주다 보니 어느새 사람들은  멀리 가고 있었다.


뛰어!


엄마와 동생의 손을 잡고 투어 무리를 향해 뛰었다.




엄마는 궁금한 것이 많은 열정적인 학생이었다.

투어를 하면서 종종 가이드에게 질문에 열심히 대답하기도 하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도 했다.

가이드는 엄마의 다양한 질문에 성의껏 대답을 해주었다.

엄마는 전날과 달리 가이드가 경력이 많은  같다며 만족해했다.


우리는 택시로 이동을 하는 택시투어를 신청했는데, 택시기사와 스페인어로 대화를 나누는 가이드를 보면서,  멋지다고 생각했다.

한국 안에서도 그렇지만, 밖에서 유창한 외국어는 얼마나 멋있는 능력인지 새삼 깨닫는다.



햇빛이 내리찍는 오전의 구엘공원


구엘공원은 사람이 거주하지 않은 실패한 주택단지다.

비록 기획의도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이제는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바르셀로나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보는 사람의 눈의 피로도까지 고려하며 건축을 했다 설명에 가우디의 천재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공원 옆에는 학교가 붙어있었는데, 작은 운동장에서 뛰어다니는 학생들을 보며 이런 건축물을 보면서 라면 창의력이 뛰어날  같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

나가기 전에 화장실도  번이나 가고, 기념품샵에서 이번 여행의  기념품으로 구엘공원의 시그니처인 도마뱀 키링도 구매했다.




이제 남은 것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다.

엄마에게 체력이 아직 남아있냐고 물었다.

엄마는 택시도 타고 그래서 할만하다고 했다.


하지만 가우디투어 난이도가 올라가는데 일조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설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다시 돌아온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우리 집은 천주교 집안이다.

그래서 처음에 엄마는 사그라다파밀라아 성당에 담긴 종교적 의미에 꽤나 흥미를 가졌고, 대답도 곧잘 했다.

하지만  많은 양의 종교적 의미를 두 다리로 서서 듣다 보니,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가만히 서있는 것도 쉬운 게 아니다.


그렇게 성당의 뒤편까지 설명을 마치고, 투어가 끝났다!


성당의 내부는 바르셀로나의 첫날 들어가 봤으니, 우리는 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웬만하면 성당 주변에서는 밥을 먹지 말라는 가이드의 조언과 추천을 받아 숙소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인지 식당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식당에는 각 테이블마다 투명 가림막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우리는   자리를 안내받았았다.

스페인의 점심시간에만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코스요리, 메누델디아를 주문했다.

맥주를 먼저 마시는데, 건너편 테이블 사람들이 밥을 먹다가도 대화를 할 때는 마스크를 쓰고, 다시 마스크를 벗어 밥을 먹었다.

우리는 스페인 사람들도 방역을 엄청 중요하게 여기는구나 하며 안심했.

물론 나중에 엄마와 다시 얘기하면서 생각해보니 동양인인 우리가 들어가서인  아니었나 의심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진실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그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안심하고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전식만으로도 배가 부른 메누델디아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마트에서 올리브크림과 꿀국화차를 구매했다.

꿀국화차는 선물용이었는데, 마트에 수량이 없어서  개뿐이  샀다.

역시 무엇이든 보  미리미리 사야 하는 것이다.



일정이 일찍 끝났으니, 오후에는 바르셀로나의 시내를 구경하기로 했다.

그런데 투어가 너무 고되었던 걸까?

피곤이 찾아왔다. 그리고 동시에 ‘혹시 코로나?’라는 공포가 덮쳤다.


그냥 피곤한 것일 수도 있으니, 잠시 쉬었다 가자.


그렇게 낮잠을 잤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저녁 7시였다.


지나간 시간이 아까워 비명이 절로 나왔다.

밤에 잠을 자기 위해 낮잠을  자고 버틴 엄마 눈을 말똥말똥하게 뜨고 있었다.

 깨우지 않았냐는 물음에 엄마는 여행 중에 적당히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래 나는 여행을   최대한 많이, 쉬지 않고 움직이는 타입이었는데, 나이를 먹어서 예전보다 체력이 떨어졌나 보다.


한편 나와 비슷하게 잠에서 깬 동생이 거실로 나와 말했다.


우리 밥은  먹어?”


내일은 바르셀로나를 나니, 음식도 짐도 정리해야 한다.

바르셀로나 시내에 있는 맛있고 재밌는 것들에 해 알고 있는 것이 나뿐이어서인지 나는 너무나도 아쉬웠다.

엄마와 동생은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것에 대해 아무 생각 없어 보였다.

홀로 아쉬움을 간직한  떠날 준비를 했다.



가우디 투어가 힘들어서였는지, 아니면 수면제를 어서인지 엄마의  고는 소리가 작게 .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엄마가 잠에 드는 법을 터득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나도 잠을 청했다.


바르셀로나, 안녕.



이전 08화 화장실, 그것이 문제로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