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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mlico Aug 13. 2022

서울은 런던의 프랜차이즈 도시인가?

전략이 빠진 서울아이, 규모의 카피는 세계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다.

아래 이미지의 기사는 2011년 4월 27일 SBS 뉴스(회전관람차 '서울아이' 한강 도입 추진)다. 서울아이는 이미 2011년도에 검토되었던 사업이다.


2022년 8월 8일 동아일보는 '한강에 대관람차 ‘서울아이’ 세운다…“세계 최대 사이즈”'라는 제목으로 서울아이(Seoul Eye) 계획이 담긴 오세훈 서울시장의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 내용을 기사에 실었다.


돌아온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서울아이도 야심 차게 하지만 별다른 변화 없이 돌아왔다.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는 런던아이를 보이는 규모로만 오해하면 안 된다. 이 대형 대관람차는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건설된 사업이다. 버킹엄 궁전과 빅벤 등의 주요 랜드마크가 위치한 정치와 역사문화의 중심인 웨스트민스터(템즈강 북쪽)와 달리 템즈강 남쪽 지역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런던아이라는 대형 상업 앵커시설을 통해 북쪽에서 남쪽으로 사람들을 유입시켜 활력을 돋꾸기 위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 이 사업 덕분에 현재 남북을 연결하는 웨스트민스터 브릿지는 건너가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확장된 보행로에 자전거 도로까지 갖추고 있다. 결과적으로, 웨스트민스터, 웨스트민스터 브릿지, 런던아이, 남쪽 수변공간의 엔터테인먼트 시설, 워털루역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템즈강 남북의 축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경제적으로 북쪽에만 집중되었던 소비주체와 소비력을 남쪽으로 자연스럽게 분산시킴으로써 상업적 활력과 2차적 민간투자 및 개발을 유도하는 역할도 한다.


이렇듯 영국의 도시재생사업들은 면 단위에서 보행 네트워크의 연결성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영국의 도시들은 보통 하나의 도심을 중심으로 수백 년간 발전된 단핵 도시들이기 때문에 도심의 보행환경 및 상업적 활력을 강화하고 교외로의 대중교통 연결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정책결정자들 및 계획가들은 도심 공간을 사람으로 치면 "심장"으로 생각하고 접근하기 때문에 도심이 죽으면 주거지역을 포함한 모든 도시가 위태롭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셰필드 도심의 도시재생사업 역시 셰필드 역에서 도심으로 연결되는 보행로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거점 공공공간 및 공공건축이 계획된 보행 네트워크상에 점적으로 조성되어있고, 도심으로 승용차의 접근은 제한하고 트램과 버스 전용차선을 만들어 교외로의 이동을 용이하게 한다.


따라서 런던아이를 제대로 벤치마킹하려면 규모가 아닌 주변 도시공간과의 관계와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전략적 필요에 따라서 굳이 런던아이와 같은 대형 대관람차의 형태로 조성될 필요도 없는 것이다. 핵심은 런던아이의 규모가 아니라 "전략적 역할"이다.   


서울아이를 그대로 세계 최대 규모로 모방하여 조성하게 된다면 서울은 창의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세계 최대의 런던 프랜차이즈 도시라는 비웃음밖에 사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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