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정 Aug 15. 2024

저녁이 되면~의무감으로 전화를 하고

015B 세대

" 학번 이세요?"


"96 학번이요."


"아 그럼 015B 세대네...

우리 같이 015B 들으면서 학교 다닌??"



 만난 사람들과 나이를 물으며 그 때의 노래로 우리가 같은 시대를  공유했다고 연결 고리를 찾게 되었다.


다음 대화도 이어진다.


"그'아주 오래된 연인들 ' 좋아하세요?"


"그 당시는 '신인류의 사랑'이 더 유명하지 않았나요?"


'비와 당신의 이야기'

'버 안에서' 

'변진섭 너에게로 또다시'

...


"알죠~알죠~"

갑자기 주변 몇몇이 화기애애 해졌다.

노래라는 매개체생겨서인가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런 좋은 대화 거리를 제공하는 노래. 


나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을 보면 일단 ~ 부럽다!

오죽하면 나의 결혼상대는 일단 노래를 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자기전 노래를 한 곡씩 불러줄 수 있는사람.

남편에게 이야기 했더니 몹시 곤란해 했던...~^^

왜냐...부부는 닮은 성향끼리 만나니 노래 실력도 나와 비슷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



합창단에 들어간  첨엔 남편에게 비밀로 했었다.

분명 어이없어 할 것 같은 예감?ㅎㅎㅎ


어떤 마음이었냐면,

잘 배우고 연습해서 한 곡을 놀랄 정도로 잘 불러 주는 거다!

'얘 뭐지? 내가 이제껏 잘못 봤었나?'

하는 마음이 들게 말이다.

나름 회심의 마음을 품었던...


일단 비밀로 몇 주를 다녔다.

잘 해보고 싶은 노래도 생겼고, 연습에 집중 해본다.

...


두번째 수업만에 난 깨닳았다.


'노력한다고 될까?' 하는 의문과,

'아 안될것 같은데~' 하는 빠른 현실 자각.

~^^;;;


지금은...욕심을 내려 놓고^^

즐겁게 다녀보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합창단에서 내 자리는 메조 소프라노이다.

소프도 알토도 아닌 메조는 음악적 조회가 없는 내게는 생소한 파트이기도 하다.


사실 아직도 적응 안되는 단어.

메조소프라노. M-Sop.


mezzo는 이탈리아어로 중간, 가운데라는 뜻이란다.

난 또 중간이다^^

노래를 중간 정도만 해도 좋으련만, 늘 어디서나 포지션이 중간쯤 인 듯 하다.


처음엔 메조는 뭐지? 했다가 몇개월이 자나고 나니 이건 딱 내 포즈가 맞는 듯도 싶다.


특별한 고음도 아니고, 천재들만 가능하다는 저음도 아닌 ... 아니 어쩜 소프도 알토도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전천후 파트인 메조.

전천후인 나와 무척 잘 어울릴 수도 있겠다^^


소프를 생각해보니 이는 강렬한 레드와 잘 어울리고, 알토는 차분한 그린.., 그럼 메조는? 내가 좋아하는 퍼플쯤?...

아 그렇다. 어쩜 내 자린 이미 다 정해진 거였어...


그러고보니 중간 위치에서 모두를 넘나드는 다양하고 풍성한 목소리가 필요한 메조이다.


아마도 다양하고 풍성한 삶을 원하는 나를 위한 자리.  여 나를 한층 더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같은 예감이다.



         음악이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렇다고 침묵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빅토르 위고


이전 06화 나의 목소리를 내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