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칫밥 한 상 먹은 후

by 민지

밥을 먹고 돌아왔는데

내 기도까지 음식이 차버린 것 같다 무엇이 막혀서

낑낑 대는 소리도 들렸다

(여기는 도서관이야)

(그러니 삼켜줘)

그러나 무언가 걸린 듯 가슴팍을 꾹 눌렀다

제 갈길 가라고 눈치를 준 것이 화근이었다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신호를 보내도 외면을 하는 게 맞는가 하여

내가 하는 인사가 안부로 들릴까 해서

서성대다 이내

삼켰다


인사를 할까 하다 눈칫밥 먹고 돌아갈까 봐 산책길에 들어가 반바퀴를 뛰었다

안부가 아닌 후회가 될까

낑낑, 내 기도는 눈치를 먹었다


뛰다 숨이 다 소진되었고

남은 건 제 갈길 가지 못한 기도(祈禱)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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