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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울 한 잔디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그 흔한 한강도 학교 운동장도 아니라 잔디가 많은 곳이요.
그런 곳은 서울이 아니어도 많을 텐데요. 무성한 잔디 속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고 싶대요.
눈을 감으면 구름 속으로
파헤치며 살 수 있을까, 그런 꿈을 꾼대요.
그 흔한 잔디는 서울이 아니어도 많을 텐데요. 낯선 땅인 서울보다 고향인 여기서 끝을 맺는 게 나을 텐데요. 그는 쥐약처럼 심어 준 그런 서울에서 살고 싶대요.
빛나는 시간이 곧 꺼지는 그런 서울에서
눕고 싶대요.
잔디에 누우면 춥지 않대요. 괜찮지 않은 세상에 쭈뼛쭈뼛 몸을 움켜잡고 구겨 넣어 괜찮다고 말해야 산대요.
알량한 호흡법도 배우지 못한 우리는 어른이 되었어요.
괜찮은 척 입에 물고 잔디를 퍼먹는 삶이 더 나은 쪽이래요. 그는 나의 스승이었죠. 훠이 훠이. 새가 되고 싶다는 그는 새가 되었어요. 나의 얼굴을 한번 어루만져주지 못한 채 훨훨 날아가 버렸어요. 당신이 입이 닳도록 말했던 서울에서, 당신처럼 새가 될 날도 머지않았어요. 서울을 놀러 가는 날에 나도 낭만의 끝을 맞이할지도 모르죠. 갈망하기도 하고 두려운 잔디에
누워요.
우리 하늘에서 새로 만나요. 잘 자요. 나의 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