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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에서 무대 감독이 될게요.

나답게 살게요

by 선혜



검은 무대를 좋아한다. 원형 무대도 좋아하고 그 무대에서 보이는 조명 연출도 사랑한다. 예전에는 화려한 오브제, 웅장한 음악을 좋아했었는데, 그러다 보니 연출적 요소를 보기 어려웠다. 연출이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 보지 못했을 때가 있었다. 정말 몰라서 시놉시스 이후에 연출의 말을 봐야 이해할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많았구나 좌절했었다. 아, 물론 그 연극은 로맨스였고 스릴러였지만 하하


확실한 건 나는 원형 무대에 미친다는 것. 보지 않았지만 영상으로 본 연극 <우리별>과 실제로 봐서 더 흥분했던 연극 <함수 도미노>. 조명과 의자로, 조명과 동선으로 원형은 도로가 되고 방이 되고 우리의 상상이 된다. 그러니까 무대는 관객의 상상 선으로 맡겨 버리는, 관객에게 잘 따라오고 있지? 하는 그 연출이 너무 좋다.


연극이 인생으로 바꿔 말하는 우리의 문장 속에서 조연이 될까 주연이 될까 자존심이냐 불안이냐 외줄 타기를 탔다가 화르르 사라지는 게 무서웠다. 이제 와 보니까 무대가 문제였던 거야. 무대는 하나의 공간이자 환경이라 생각해. 마지막 선택의 끝에 대해 평균적으로 문제 삼았던 것은 환경이었기에 내가 이 뭐 조연이 되고 주연이 되는 시간싸움을 할 동안 무대는 고여있었다. 그래서 난 이제 인생의 배우 따위는 하지 않아.


저는 인생에서 무대 감독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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