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극예술연구회 제81회 정기공연 <소행성 충돌 20분 전>
막연히 거짓웃음으로 가득한 세상과 인간과 사회 속에서 우리는 배를 잡고 웃는 날이 얼마나 될까
나뭇잎만 움직여도 웃는 시절은 가버렸다.
나는 뻔한 유행어와 짜깁기된 개그가 범벅된 영상매체를 보면서 웃어줘야 하나,라는 생각에 시시한 웃음을 내뱉었다. 이번 연극은 뻔하지 않았다. 개그는 뻔하다는 걸 깨 주는 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연극을 보는 것만으로도 희열을 느꼈고, 마음은 들끓었다. 이론 수업에서 배웠던 진정한 연극의 정의라는 게, 어쩌면 이 연극이 가장 가깝게 다가갔을 것 같다는 추측을 하곤 한다.
연극은 또 다른 기억을 위로하는 힘이 있다.
이제 막이 내린 이 연극이 나에게 탈출구가 아니었을까. 최근까지 작은 후회의 불씨로 나는 과거의 연극 활동에 멈춰 강박에 빠져있었다. 커튼콜이 끝나고 관객이 밖으로 나갈 때, 나의 죄책감으로 만든 작은 무대에 비로소 빠져나올 수 있었다.
판타지 연극 안에 교훈성 요소와 텍스트를 조금 뿌려둔 정도다. 이 연극의 대본을 보고 실사 연극을 보았을 때 주로 무대 공간에서 이뤄졌다. 드라마적 공간이 없어 관객은 사실상 무대 위 전체 공간을 볼 수 있었다. 연극은 갈등 사이 긴장감이 팽팽하게 이 뤄져야 한다. 국세라와 위대한의 치밀한 싸움에서 총을 뺏고 뺏기는 그 긴장감을 오히려 개그 요 소를 더해 관객은 나쁜 상황을 상상하기보단 ‘누가 마지막으로 가지고 있을 것인가?’에 대한 긴 장 되는 것을 느낄 뿐이었다. 릴스, 틱톡에서 유행하는 밈, 유명한 드라마나 영화 명대사를 ‘갑자기’ 치는 뻔한 레퍼토리는 오히려 장면에 공백을 주었다. 이 장면에 필요 없는 텍스트를 넣어 관객들의 웃음을 터트리는 행위는 위험한 시도. 만약 관객들 이 웃을 타이밍을 알지 못한 채 침묵의 반응을 했다면 이 메시지를 영영 수용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 드라마적 공간: 텍스트가 언급하는 공간, 즉 추상적인 공간으로 독자나 관객이 상상적으로 구상해야 하는 공간이다.
추가적으로 막공 커튼콜 이후
깜찍한 무대 사진을 찍었다.
배우들과 사진 못 찍은 게 또.. 후회가 되면서...
이걸로 만족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