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제주도 가서 딱 2년만 살다 올래?
-가서 뭐 해 먹고살래?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어? 일단 먹고살아야 되니 우선 지금 하는 일로 제주 지역을 알아보는 거지
-거기까지 가서 결국 그 일이냐?
-어쩔 수 없지 내 신용으로는 너희처럼 보증금을 땡길 수 없거든
-그러게 학자금 꼬박꼬박 잘 갚으라 했잖아
그렇게 신용도 중요하다고 입이 닳도록 말할 때는 대출 낼 일 니 인생에 절대 없다고 콧구멍으로도 안 듣더니
-그 시절의 가령이는 그냥 부자 만나서 시집가 잘 살 줄 알았거든 인생이 내 맘 같지 않구나 친구야
지는 대학 등록금도 부모님이 다 내주시고 집도 있어서 월세도 안내는 주제에
니가 내 팍팍한 삶을 알아?
-그럼 더 열심히 살아서 빨리 빚부터 갚을 생각을 해야지 일도 몇 번이나 때려치운 주제에
-남의 비밀을 너무 많이 아는 것이 화를 부르는 게다 니 놈의 주둥이를 봉인하겠다
-난 가게 되면 지금 네일샵은 잠시 맡기고 가야지, 접고 거기 가서 한다고 똑같이 잘 된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이왕 가는 거 요식업이나 새로운 일 해보고 싶어
-단호박이랑 셋이 가서 게스트하우스 차릴까? 여자 셋이 한다고 하면 남자들이 많이 올지 몰라 맨날 파티하고 놀자
또 여자들이 운영하면 여자 여행자들은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많이들 올 거야 어때?
-건물 살 돈은 있니? 매입이 한두 푼도 아니고
-신용 좋은 니들이 전세로 구하면 안 돼?
-전세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그래도 숙박업인데 건물 사서 사업자 등록하고 해야 되는 거 아냐?
-아 그런가... 그럼 주인이 다른 지역에 살아서 신경 안 쓰는 빈 땅이 있을 수도 있으니 거기에 컨테이너로 짓자
혹시라도 들키면 컨테이너 그대로 옮겨서 또 다른 땅으로 가는 거야 그러다 또 들키면 또 옮기고 하면서 2년만 버티자
이름은 '숨바꼭질 게스트하우스'야
어디에 있을지 모르니 숙소에 찾아오는 것부터 미션이야 여행자의 모험이라 해두지
-응 혼자 잘해 봐. 고마 제주도는 여행이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