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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진 May 22. 2020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독서모임을 위한 발제문

독서모임을 위해 데이비드 실즈의 책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와 영화 미아 한센-러브의 영화 <다가오는 것들>을 엮어서 발제를 해봤다. 애착을 지닌 두 작품을 통해 나이 듦과 죽음에 관해 얘기를 해보고 싶다.


늙음/죽음


영화의 나탈리는 직업적으로 사상적으로 가족에게도 배제되는 느낌이 듭니다. 그녀는 명백히 밀려나고 있습니다. 내가 육체적/정신적으로 나이를 먹었음을 느낀 적이 있나요.


내 영광의 시절은 언제인가요. 설마 강백호처럼 지금인가요. 어떤 나이와 시기, 상태에 영원히 머물 수 있다면 언제쯤이 좋을까요. 그 이유에 대해 말해주세요.


저자의 아버지는 학업을 이어나가지 못해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가 되지 못한 걸 후회하며 100세가 다 된 나이에 서럽게 웁니다. 여러분은 이처럼 회한을 두게 되는 인생의 선택이 있었나요.


프로이트는 살아 있는 것에는 생의 충동만 아니라 죽음의 충동도 있다고 했습니다. 메멘토 모리라고 하잖아요. 우리는 늘 죽음을 기억하고, 에로스의 곁에는 타나토스도 동승한다고 하죠. 여러분은 죽음의 충동을 느낀 적이 있나요. 그땐 어떤 시기였고, 무슨 일이 있었나요.


우디 앨런은, 나는 작품을 통해서 불멸을 얻기는 싫다. 나는 죽지 않음으로써 불멸을 얻고 싶다. 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살기는 싫다. 나는 내 아파트에서 영원히 살고 싶다고 했다죠. 당신은 죽어서 남기고 싶은 게 있나요. 아니면 모든 흔적을 세상에서 지워내고 싶나요.


삶/관계


영화의 나탈리는 제자 파비앙과 이념적 견해차로 갈등합니다. 비단 심각한 게 아니더라도,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사람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나요.


나탈리는 <신 엘로이즈>의 일부를 강독합니다. “원칙적으로 우리는 행복 없이 지낼 수 있다. 행복이 도래하지 않으면 희망은 지속된다. 그 근심에서 나오는 일종의 쾌락은 현실을 보완하고 더 낫게 만들기도 한다. 좋은 세계를 향한 희망은 좋은 세계를 대신할 수 있다.” 행복을 거머쥐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우리는 늘 일상을 긍긍하며 불안에 휩싸인 채 살아갑니다. 살면서 가장 피하고 싶은 것(두려운 것)과 위안을 받는(위로되는) 무언가가 있다면 말해주세요.


우리는 인생에 있어서 어느 정도 절정을 지났습니다. 감동적이고 고무적인 업적을 어느 날 해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단정적으로 말해 미안합니다) 여러분은 현재 자신이 도달한 성취와 인생의 모습에 만족하나요. 앞으로 더 이뤄내고 싶은 게 있다면 말해주세요.


지성/문학


이 책은 온갖 유명한 이의 유언을 인용합니다. 내가 남기고 싶은 유언이 있나요. 이제 살날이 1년 정도가 남았다면 어떤 말을 누구에게 어떤 말을 남기시겠어요. 그리고 죽기 전에 뭘 하고 싶으세요.


첫 장면에서 나탈리는 홀로 ‘남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전과 다르게 보게 되거나, 이해할 수 없었던 행동을 이해하게 된 경험이 있나요.


나탈리는 삶의 위기를 피해 어디론가 떠나기보단 자신의 기반 내에서 극복해 나갑니다. 책의 저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독서와 글쓰기로 고통 속에 휩싸인 제 삶을 받아들입니다. 평소 당신이 믿고 좋아하는, 때론 의지하는 생각이나 말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책 속의 구절, 철학가의 사상, 누군가에게 들은 말, 내가 좋아하는 문장 등)


나탈리와 파비앙은 남편의 외도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입니다. 두 사람은 사회적 의제를 포함한 어떤 주제든 터놓고 얘기합니다. 이처럼 모든 걸 꺼내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나요.


나탈리의 집에는 온갖 서적이 그득합니다. 저자 역시 독서와 글쓰기를 죽을 때까지 할 겁니다. 당신이 죽을 때까지 꾸준하게 할 거로 생각하는 무언가가 있나요.


스포츠/육체


책의 저자는 야구팀을 마음을 다해 좋아합니다. 심지어 알파벳을 다저스 라인업으로 외웠다죠. 스포츠팀, 가수, 배우, 아이돌과 같이 어떤 대상을 열렬히 맹목적으로 좋아한 경험이 있나요.


전 식사로 스트레스를 풉니다. 미식과 폭식은 그 자체로 강력한 쾌락입니다. 하지만 요즘 사회는 음식에서만큼은 절제와 금욕을 숭앙하는 문화를 가집니다. 날씬한 몸과 혹독한 운동이 인스타그램 시대의 특권입니다. 자신을 제약하고 절제하는 것과 내 욕구에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식 중 어떤 삶의 태도를 견지하시나요.


작가는 딸아이가 축구 시합을 하고, 탈진한 상태를 즐기면서, 자기 자신의 몸은 물론 남들의 몸과도 완벽하게 호응하는 모습에 감동합니다. 육체의 활동을 경험하거나 보는 것을 통해 매혹을 느낀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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