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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로 보는 HR ② 2차 드래프트 승자는 드림즈

by 인싸담당자 신민주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처음 방영할 당시에는 그냥 흥미로운 스포츠 드라마 정도로 봤습니다.
하지만 최근 N차 정주행을 하면서 전혀 다른 장면이 제게 깊게 와닿았습니다.


바로, 전력분석원 채용과 세이버매트릭스 도입 이야기입니다.
요즘 HR에서도 ‘피플 애널리틱스’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죠.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이 장면이 훨씬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고,
‘HR에서는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까지 이어졌습니다.



1.야구를 해본 사람만이 분석할 수 있다?


드림즈 전력분석팀장은 늘 “야구를 해본 사람” 위주로, 즉 소위 경험주의자들을 뽑아왔습니다.
홈런 한 번 못 쳐본 사람, 삼진 한 번 안 잡아본 사람은 책상머리에 앉아 숫자만 들여다보는 사람으로 치부됐죠.


그런데 백승수 단장은 달랐습니다.
선수들이 프런트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직접 몸을 만들어서 설득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그들의 잘못된 생각을 바꾸는 것”이 먼저라고 말하며 “흰고양이나 검은고양이나 쥐만 잘 잡으면 되는거 아닙니까?”라며 이번에는 공개모집으로 채용하겠다고 선언하죠.



2.야구를 그만둔 소년, 야구 데이터분석가가 되다.


그리고 그렇게 입사하게 된 인물이 있습니다.
고교 야구 선수 출신이지만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고, 통계학을 공부해 돌아온 백영수.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 ‘야구만세’에서 ‘로빈슨’이라는 필명으로 수준 높은 분석 글을 꾸준히 써왔습니다. 야구를 놓은 대신, 야구 데이터를 붙잡은 사람이죠.


이런 이야기는 낯설지 않습니다. HR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죠.
‘전공도, 경력도 부족’하지만 누구보다 진심으로 배우고, 연구하고, 기여하려는 사람들.
우리는 때때로 이런 인재를 스펙만 보고 놓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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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데이터가 사람 마음까지 알 수 있나요?”


전력분석팀장은 여전히 냉소적입니다.
“성적이 안 좋길래 찾아가 보면 여친과 헤어졌대, 부모님이 아프대

세이버매트릭스가 이런 건 분석 못하잖아요.”


사실, HR에서도 자주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데이터가 사람 감정까지 알 수는 없어.”
“일 잘하는 직원은 수치로 평가할 수 없어.”
“현장도 모르면서 데이터만 들이미는 건 의미 없어.”


일정 부분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백 단장의 생각은 다릅니다. 아마 아래와 같이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잘하는 게 다르다. 우리는 포지션이 다를 뿐이다.”


임동규 트레이드 당시에도 그는 말했죠.
“임동규 선수는 홈런 치고 안타 치는 역할이고, 저는 팀을 새로 조직하고 트레이드도 하는 역할입니다. 우리는 위치가 다른 겁니다. 포지션 자체가 다른 겁니다.”


조직은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같은 것을 잘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서로가 가진 강점이 시너지를 만들 수 있게 구조화하는 것,
그것이 HR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4.데이터를 증명한 순간: 2차 드래프트


입사 후 백영수는 연봉협상, 유민호선수 입스 극복 데이터 등 여러 증명을 했지만 2차 드래프트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코치진은 여전히 야구도 모르는 사람이 통계로 팀을 망친다는 식으로 그를 인정하지 않죠.
하지만 그는 전략적으로 데이터를 해석하고, 상대 구단의 허점을 찌르는 트레이드 전략까지 완성해냅니다.
결국, 콧대 높은 코치진들도 그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


결과는? “2차 드래프트 최대 수혜팀은 드림즈”라는 기사.
"이제는 그 사람이 없으면 안 된다"는 말이 따라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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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데이터가 바꾸는 HR의 미래


이 장면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피플 애널리틱스가 떠올랐습니다.
성과 분석, 조직문화 진단, 퇴사 예측, 교육 효과 측정…
HR도 이제 데이터 기반으로 점점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사람을 숫자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그 숫자들이 신뢰 있는 의사결정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도 8월부터 데이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라도 구성원을 더 잘 이해하고 조직을 개선할 수 있다면 기꺼이 배워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일’도 성과다


야구에서 승리를 만드는 건 선수만이 아닙니다.
데이터를 정리하는 분석가, 전략을 짜는 감독코치, 선수를 뒷받침하는 운영팀 등
그들의 공헌이 없다면 승리는 완성되지 않았을 겁니다.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HR, 총무, 디자인 등 성과를 직접 만들지 않아도 성과를 설계하는 직무들이 존재합니다.
데이터는 그 보이지 않는 기여를 구조화하고 가시화하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사람을 감으로 보는 시대’에서 '데이터와 감각이 공존하는 시대'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를 만드는 것이 바로 HR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스토브리그 초반에 등장하는 갈등을 최고조로 올리는 ‘연봉 협상’ 관련한 내용으로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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