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와 HP의 사례를 보며
김성준 교수님의 책 '조직문화 통찰'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전략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영역이고, 조직문화는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인 영역으로 간주했다.
우리는 흔히 전략을 ‘계산된 계획’으로, 문화는 ‘분위기나 감정’으로 구분한다.
그래서 두 영역이 별개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분명하게 말한다.
“조직문화가 전략을 낳는다.”
문화가 전략을 선택하게 만들고, 그 전략이 자라도록 돕는다는 뜻이다.
1.문화가 거부한 전략, 놓쳐버린 기회
책에서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조직 안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토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아무리 훌륭한 전략이라도 그것을 받아들일 문화가 없다면 실행될 수 없다는 것이다.
① 디즈니와 존 래시터
1980년대 초, 디즈니의 젊은 디자이너 존 래시터는 회의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는 컴퓨터 애니메이션이 대세가 될 겁니다.”
하지만 당시 디즈니는 전통적인 2D 손그림 애니메이션을 고집했다.
회의에 있던 관리자들은 이 발언을 ‘말도 안 되는 생각’으로 치부했고, 그는 결국 해고됐다.
래시터는 루카스필름의 컴퓨터그래픽 부문으로 이직했고, 이 부문은 이후 스티브 잡스가 인수해 ‘픽사(Pixar)’가 됐다. 그리고 1995년, 세계 최초의 장편 CG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를 세상에 내놓았다.
② HP와 스티브 워즈니악
1970년대 중반, HP에서 일하던 그는 개인용 컴퓨터(PC)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 믿었고 그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하지만 HP는 기업·산업용 장비 전략을 고수했고, 'PC 시장은 가치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워즈니악은 친구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세웠고, 애플 II와 매킨토시로 PC 시대를 열었다.
2.전략의 씨앗은 문화라는 토양에서 자란다
두 사람의 제안은 모두 시대를 앞선 전략이었다.
하지만 당시 조직문화는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스키마'가 너무 굳어 있었던 것이다.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생각은 ‘위험하다’고만 보는 분위기 속에서는 어떤 전략도 실행되기 어렵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그때 디즈니와 HP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문화였다면 오늘의 산업 지도는 달라졌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조직문화가 전략을 낳는다”는 말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3.문화가 전략을 살린다
회사는 누구나 말을 할 수 있고,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
그 아이디어를 귀 기울여 듣는 태도, 한 번쯤은 시도해보게 하는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조직문화 담당자가 전략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토양 관리자’라고 생각한다.
아이디어가 묻히지 않도록 구성원이 안전하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좋은 전략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며 내가 지향하는 조직문화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