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호칭들] 2편

읽히지 않는 포스터에 대하여

by 엠제이

아이 교실에서

Cultural Food Day 행사가 있었다.

나는 김밥과 떡볶이를 준비했다.

포스터를 만들어

영어로 이름과 재료를 크게 적었다.

안 읽을 수 없을 만큼 크게.


아이들, 선생님, 학부모들은 말했다.

“스시 맛있어요.”


누군가는 포스터 바로 앞에 서서

그 말을 했다.


정보는 충분했다.

부족했던 것은

지식이 아니라

주의였다.


우리는 흔히

보는 것과 읽는 것을

같은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사람들은 보되, 읽지 않는다.

이미 알고 있다고 믿는 순간

새로운 정보는

시야에서 미끄러진다.


집에 돌아와

포스터를 꺼냈다.

김밥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가장 크게 적혀 있었다.


이 장면은

사람들이 몰라서 틀리는 것이 아니라

굳이 알 필요를 느끼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주의는 언제나 선택이고,

선택은 가치의 문제다.


어떤 이름들은

보여줘도 불리지 않는다.

그건 무지가 아니라

관심의 우선순위 때문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소한 호칭들] 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