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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커니 Oct 17. 2022

45 세지만 스타트업 취업이 가능했던 이유

45세 신입 그 어려운 걸 해내다.


창업했어?
 

스타트업에서 일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듣는 말.

임원이나 대표가 어울리는 이 나이에 힙하디 힙한 스타트업에 신입으로 취업했다.  나이에 이 힘든 걸 해낸 것이다.


경단녀인 전업주부의 취업처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상상하는 바로 그런 곳이다. 몇 년 전 내 나이였던 석사 과정을 하고 있던 지인이 구청 취업처에 갔더니 추천해주는 직업이 몸을 써서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이었다고 토로했다. 여전히 그런 일들은 내 나이 여성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예전에는 그런 일들만 가능했다면 지금은 그 일 외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다른 일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절대로 많다는 건 아니다. 적어도 변한 이 세상에는 우리의 선택지가 좀 더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떻게 그렇게 되었을까?


00님!

서비스 업계에서는 선생님, 사장님, 사모님, 어르신, 어머님, 아버님 등등 온갖 나이 많은 사람을 부르는 호칭을 총동원해서 사용하고 있다. 과거 직장에서는 대부분 직급을 불렀다. 요즘은 직급을 없애고 아예 하나로 통일하거나 영어 이름을 부르든가 혹은 00님이란 호칭도 사용한다. 과거 은행에서 00님으로 날 호칭한 적 있었는데 간지러워서 듣기가 민망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어느새 00님이란 호칭은 00 씨를 대체하며 단연 호칭 1순위가 된 거 같다.  SNS 온라인 세계의 장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일하는 스타트업은 00님을 사용한다. 나보다 20살 어린 직원도 날 00님으로 부르고 나 역시 00님으로 깍듯하게 호칭한다. 00님의 호칭은 이제 매우 자연스럽다. 서로의 나이 의식하지 않고, 동시에 상호 존중은 가능하다. 이런 호칭의 통일성으로 인해 나이 차이로 인한 불편함이 확연하게 줄었다고 생각한다.


습득하고 배우는 게 쉬워졌다.

IT의 발달은 나이 많은 사람 따라가기 힘들다고들 지만 IT의 발달로 인해 배우고 싶은 교육 과정을 전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찾아보면 정말 새로운 스킬을 알려주는 교육과정이 많. 술이라고 해서 거창한 걸 말하는 게 아니다. 내가 잘 모르던 것들은 다 신기술이다.  역시 코로나 기간에 그동안 몰랐던 것들 아니 내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기술(?)을 배웠다. 마케팅부터 시작해서 독서모임, 글쓰기 스터디, SNS 운영법 등 다양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온라인으로 들으니 부담 없었고, 기획하는 분들도 대다수를 대상으로 매우 저렴하게 클래스를 오픈하는 경우도 많았다. 단돈 몇만 원이면 자잘한 팁들을 단 몇 시간 만에 배울 수 있었다.


외적으로 나이를 가늠하기가 힘들어졌.

요즘은 이런 경우가 많다. 확실히 세대가 젊어졌다. 나이가 좀 되긴 하겠구나 예상하지만 정확하게 예측하기가 힘들다. 나의 경우는 고등학생 아이가 있다고 하면  일찍 결혼했느냐며 놀라는 사람도 있다. 젊게 보인다기보다는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기에 놀라는 걸로 보인다.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고 결혼 전 몸매와 거의 다름없다. 피부과도 규칙적으로 다니면서 관리 중이다. 이런 모든 외적인 모습은 사회생활을 하는데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절대로 20대나 30대로 보이는 최강 동안은 아니다. 오해하지 마시길.


취향 존중 사회

생애 주기에 따라 달라지는 관심사로 나이를 추측하는 경우가 많았다. 내 취향이 조금 나이 들어 보인다 싶음 드러내기를 꺼려했다. 하지만 요즘은 각각의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가 되었다. 소비 성향이나 기호부터 생활 스타일 모두 서로의 취향으로 존중한다. 취향을 존중한다는 건 강요나 비난이 없음을 의미한다. 이제는 좀 더 자유롭게 나를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동시에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받는다. 상이 이렇게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이 같은 불가항력적이 요소로 인해 이렇다든가 저렇다든가 하는 어떤 판단이나 이유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만 피드백이 존재한다. 업무에 있어서 나이 자체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직 내가 생각하는 내 나이만이 문제가 되었다.

 

어쩌다 생긴 관심을 놓치지 않았다.

년 전 블로그에 관심이 생겨서 시작했다. 좀 더 일찍 시작하지 않음을 후회했지만 뒤늦게라도 좋아하게 되었으니 운이 좋았다고 각했다. 블로그는 어려운 SNS가 아니다. 컴퓨터가 있고 글을 쓸 수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을 정도 진입 장벽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나 역시  아무 기술이 없는 전업주부였으며 블로그에 관심이 생겨 열심히 했을 뿐이었다. 블로그를 하다 보니 인스타그램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겨 책도 보고 강의도 들으며 배워나갔다. 그러다 보니 블로그를 통해 신기하게도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었고 이렇게 스타트업에도 취업했다. 아주 작은 관심이지만 그 작은 관심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놀랍기만 하다. 동시에 현재의 내 모습이 미래에 무엇을 만들 수 있을지 두려우면서도 기대가 된다. 무엇이든 관심이 생기면 그 기회를 놓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나에게 더욱 집중하게 된다. 4050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일의 기회가 생기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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