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일 쌈밥
현미 김밥을 만들고 한 그릇 남은 찰현미 밥을 해치우기 위해 케일을 사러 마트에 갔다. 케일을 데쳐서 작게 쌈밥을 만들 예정이었다. 케일을 한 다발 집어 들고 마트를 돌아보는데 눈에 띄는 노각. 오랜만에 노각을 무쳐서 먹을까 싶어 집던 찰나 냉장고에 있는 오이 두 개가 생각이 났다. 장을 보고는 잊어버리고 또 다른 식재료를 사서 먹지 않고 버리는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 노각은 다음에 먹자며 내려두고 오이를 어떻게 먹을까 고민하다 보니 무침을 해야겠다는 결론이. 그래서 눈에 띄던 달래 한 다발을 샀다. 달래 된장국도 끓일까 싶어 두부도 한모 샀다.
그렇게 세 개를 들고 털래털래 집으로 향했다.
냉동실에 오래 있던 황태 머리를 끓여 육수를 내고 된장을 한수저 풀었다. 푹푹 끓여내다 두부를 반모 깍둑 모양으로 썰어 넣고 곱게 자른 달래를 넣었다. 황태의 풍미가 감칠맛을 내며 달래의 쌉싸레한 맛과 조화가 좋다. 오이는 반달 모양으로 썰고 송송 썰은 달래를 넣고 고춧가루, 설탕, 매실액, 참기름, 참깨, 간장, 식초를 넣고 무친다. 고추장을 넣어 무치는 것도 맛있지만 겉절이처럼 만드는 이 스타일도 좋아한다. 데친 케일로 주먹밥을 만들고, 그 사이 차돌박이도 살짝 구워냈다.
오늘은 냉장고 털이를 했다는 것에 무척이나 고무적인 기분이 든다. 비록 두부 반모와 케일과 달래 반절이 남았지만 내일 또 먹어야지. 메뉴를 생각하며 머리를 굴리는 것은 퍽 재미있다. 내일은 무엇을 먹을까.